탤런트 이소연 "대학 입학때까지 정말 평범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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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소연.

남자에게 '필'만 꽂히면,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에서처럼 노래방 테이블 위에 벌떡 올라가 '섹시댄스'를 출 것 같은 생기발랄한 탤런트 이소연(23). 그런데 그의 속내를 들어보니 의외다. "못나고 능력없어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웬 '현모양처' 모드? 드라마 '신입사원'에서 오지호와 '찐한' 관계임에도 순박한 에릭을 찍어 끊임없이 '작업'을 해대던 이소연이 바로 기자 앞에 앉아있는 이소연과 동일인물일까. '현모양처'를 꿈꾸는 신세대 여성들을 그린 MBC 주말극 '결혼합시다'(극본 예랑.연출 최이섭)에 출연하더니 생각마저 바뀐 것은 아닐까.

"여자라면 누구나 처음에는 '백마 탄 왕자님'같은 환상을 갖겠죠. 그러다 조금씩 현실에 길들여지잖아요. '결혼합시다'의 '은선'도 그런 인물이죠." 주인공 강성연의 회사 후배로 출연하며 계산적이며 현실적인 연애를 펼치는 20대 여성을 연기하는 이소연. 재벌 2세를 남편으로 맞으려고 꼼수를 두는 극중 캐릭터지만, '나만 좋아하는 사람'을 부르짖는 자신의 성격과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이소연의 주장이다. "은선이는 요즘 젊은 여성들의 의식을 가장 많이 반영한 극중 인물이에요.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 모든 조건을 뛰어넘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그래도 사랑이라는 믿음도 가지고 있지요."

그러니 은선은 자기 같은 '보통여자'가 맡아야할 역할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69㎝, 49㎏이라는 신체 조건에 이목구비 어느것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그녀를 두고 '보통'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배용준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이자 그의 데뷔작인 '스캔들'에서부터 수려한 외모때문에 주목을 받아온 그였다. 그러나 남들처럼 인문계 고교를 나와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현재 3학년)에 입학할 때까지 "정말 평범했다"는게 이소연의 주장.

그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일이 친구들과 수다 떨기이며, 가끔 소주 한잔을 나누는 것이라고. "삼겹살에 소주를 좋아하냐"고 묻자, "여자들은 찌개랑 소주"라고 답하는 것을 보니 허튼소리는 아닌 모양이었다. 주량이 한병반이라며 "이런 이야기 다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모습이 더 솔직해 보였다. 게다가 시간이 나면 즐기는 것은 스타크래프트. 즐겨하는 종족은 프로토스와 저그란다. "배틀넷에 들어가 유저들과 겨루는데 승패는 반반 정도"라고 웃었다. 연애 경험도 있단다. "학교 다닐 때 남자친구를 사귄 적 있어요. 한 사람은 같은 학교 후배, 다른 한 사람은 친구소개로 만난 사람…."

이쯤 되면 영화 '스캔들'에서 성에 눈 떠가던 16살 소녀 '소옥'은 버릇없는 부잣집 딸인 공주 '서현아'('신입사원'중)를 거쳐 현실의 20대 여성으로 얼마든지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친구와 나누는 소주 한잔의 소중함을 알고, 남자친구와의 추억을 가끔 생각해내는 스타크래프트를 잘 하는 '이소연'으로 말이다.

이수기 기자 사진제공 : 한정훈 (더 소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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