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신상옥(왼쪽)·최은희씨(가운데) 부부가 돈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오른쪽)와 만났다.
원로 영화인 신상옥.최은희씨 부부가 16년 만에 미국 워싱턴을 다시 찾았다.
9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회 워싱턴 한국영화제에 초청받은 것이다. 이 영화제에선 신씨의 전성기 때 작품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벙어리 삼룡이'(1964), '이조여인 잔혹사'(1969), 등이 상영됐다. 두 사람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가졌다.
북한에 납치됐던 두 사람은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신청한 뒤 미 정보요원들과 함께 한달 뒤 워싱턴에 도착했다. 하지만 워싱턴에서의 생활이 그들에겐 불안과 속박의 나날이었다. 신변 위협에 대비해 미국 경호원들이 하루종일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89년 3년 간의 워싱턴 생활을 청산하고 로스앤젤레스로 떠나 10년을 머물렀다. "신변 보호가 없어도 좋으니 영화를 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신씨 부부는 17일에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만났다. 86년 당시 워싱턴포스트 기자였던 오버도퍼 교수는 미국에 망명한 신 감독 부부를 최초로 인터뷰했고, 이후 친분을 나눠왔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