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대결서 우승할 수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

여성 골퍼로는 58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 출전하는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소렌스탐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로웨이 타운십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6월 27일 개막)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PGA 투어 출전을 비난한 비제이 싱(피지)의 발언에 대해 언급했다.

소렌스탐은 싱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은 채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큰 관심을 보일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내가 순진했다(naive)"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그러나 "PGA 투어에는 많은 스타들이 참가하지만 나 역시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PGA 투어에서 11승을 거둔 싱은 지난 13일 "소렌스탐이 예선에서 탈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다음날 사과했었다.

한편 유러피언 투어 도이체방크 SAP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독일에 머물고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단 한개 대회 만으로 소렌스탐의 기량을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최소한 4~5차례 남자 대회에 출전해야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처음 출전하는 대회에서는 컷을 통과하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톰스(미국)도 "소렌스탐이 여성 골프계와 그녀 자신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길 빈다"고 말했다.

PGA의 팀 핀첨 커미셔너는 "모두들 좀 긴장을 풀자(just relax)"며 "소렌스탐이 만약 좋은 성적을 못낸다 하더라도 LPGA의 실력을 폄하해선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CBS방송은 소렌스탐의 PGA 대회 출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이례적으로 대회 3, 4라운드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