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작품전에 가슴설렙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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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중 김충현씨(62·예술원정회원)가 서울 ??동 192의 21에 기념관을 짓고있다.
지난 해 7월 관동미술관 옆에 대지 1백72평을 사들여 올 3월25일에 첫 삽질을 해 8월말 준공한다. 연건평 3백평에 지하1층·지상3층의 아담한 양옥.
지하는 휴게실, 1·2층은 대관전시장, 3층은 기념관이다. 일중의 기념관 구실을 할 3층(75평)에는 그의 대표작·장서·법첩·수장미술품을 상설전시한다.
『자식은 혈육의 승계자이지만 제자는 정신의 승계자입니다. 그래서 내 재산을 정신의 승계자들에게 맡기기로 한 거지요.』 일중은 기념관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간단히 설명하면서 전시공간이 태부족한 우리 미술계의 사정을 감안, 발표장 구실도 해보자는 벼름이 담겼음을 덧붙였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기념관운영위원도 5명 중 4명 (권창륜·신두형·정도준·조종숙)을 제자에게 맡겼다. 『일중기념관이란 말 대신 「백악동부」란 이름을 붙였지요. 백악은 이 건물 뒤에 있는 주산(청와대뒷산)일 뿐아니라 우리 선대가 여러 대에 걸쳐 백악산 밑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한 겁니다. 일중은 동부란 본시 선선이 사는 집을 가리키지만 그 뜻을 취하지 않고 그저 백악산 아랫동네의 책·글씨 따위를 두는 집으로여겨 「백악동부」 라 했다고 껄껄 웃었다.
『기념관이 완성된다는 기쁨보다 30년만에 개인전을 갖는다는 설렘이 앞섭니다』 노대가이건만 「백악동부」준공기념으로 여는 작품전에 마음을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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