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술수준과·우리의 현황|섬유제품 신소재 개발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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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섬유제품도 컴퓨터·전자제품등의 첨단기술제품과 같이 치열한 신제품 개발경쟁시대에 접어들고있다.
물론 지금까지도 각종 의류나 카피트등의 섬유제품 분야에서 신소재개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혁신적인 소재의 개발추세가 두드러져 용도와 패션이 다양화하고있다.
순모보다 더 포근하고 보다 값싼 개질폴리에스터,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면서도 땀과 열을 밖으로 내보낼수있는 투습방수섬유, 천연섬유보다 가볍고 얇으면서도 훨씬 따뜻한 특수단열보은면.
진짜 가죽보다 더 가죽같은 인공피혁, 세균번식을 막고 청결을 유지해주는 위생가공소재등.
최근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섬유소재의 개발현황과 우리나라의 수준을 점검해본다.

<순모보다 포근해|개질폴리에스터>
지금까지 추동용신사복소재로는 단연 순모가 압도적이있다.
순모와 폴리에스터를 섞은 혼방소재가 있긴 했으나 순모가 가진 부드러움과 따뜻함, 통기성등을 따라가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폴리에스터는 섭씨l백20도이상이 돼야 염색이 되는데 1백도가 넘으면 순모의 성질을 낼수없기 때문.
그런데 81년 상온에서 염색이 가능한 캐티온 다이어클섬유가 개발돼 순모의 촉감을 유지하면서 색상도 뛰어난 의류를 만들어 내게됐다.
폴리에스터 55%, 순모 45%비용의 혼방소재를 캐티온염료로 염색할 경우 상온에서 선명한색상으로 속쉽게 염색이되면서 주름안가는 성질등 폴리에스터의 장점도 함께 갖고있어 현재 섬유시장에 무서운 속도로 침투하고있다.
일본의 경우 85년까지는 신사복시장의 40%이상을 점유하게될것으로 기대되는 개질폴리에스터는 여성용 스커트·재키트의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일합섬·(주)코으롱·선경·동양나이론등 섬유대메이커에서 작년부터 시제품을 내놓아 현재 어느정도 양산단계에 들어갔다.

<운동복으로 적당|투습방수섬유>
비나 눈은 속으로 스며들지않는 대신 체내에서 발생한 땀이나 열은 손쉽게 밖으로 빠져나갈수 있도록 고안된 투습방수섬유의 소요는 운동선수들의 스포츠웨어에서 우비·캐주얼·텐트등 매우 다양.
땀이 수증기로 변할때 그 크기는 직경0·0004미크론(μ)도이고 빗방울의 직경은 대략 l백∼3천미크론(안개l백미크론·이슬비5백미크론·비2천미크론·폭우 3천미크론)정도인데 여기에 체내에서 생긴 땀이 신속하게 밖으로 빠져나갈수 있도록까지를 감안하면 직물사이의 구멍크기는 0·4∼90미크론이 돼야한다.
종래에는 원단위에 폴리우레탄등 특수코팅을 한후 작은 구멍을 뚫는 방식이 있었으나 82년부터는 이것보다 진보된 초고밀드직물구조를 만드는 방법이 개발돼 스키복·우비등 소재의 90%를 차지하게 됐다.
이 방법은 l데니아 (거미줄굵기)정도의 극세섬도사로 기초직물을 짠후 다시 0·1∼0·3데니아정도의 초극세섬도사로 직물사이를 촘촘히 엮어 짜는 직조법.
우리나라에서는 섬유대메이커에서 올해부터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착용감 뛰어나|특수단열보온면>
가볍고 따뜻하며 고도의 신축성을 가진 대표적인 신소재.
깃털등으로 사용해오던 종래의 방한용 내장재를 대체할 제2세대상품으로 등장한 이 소재는 솜사탕의 원리로 만들어진것이 특징이다.
토퍼나 스키웨어·파커등에 주로 쓰이며 특히 착용감이 좋고 간편해서 겨울용 방한복내장소재로 각광을 받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개발중에 있다.

<세탁도 손쉬워|인공피혁>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등의 극세합섬을 부직포모양의 원단이나 직물 또는 평물로 만들어 그표면을 천연가죽처럼 가공한 것.
73년 미국뒤퐁사에서 의류외용도로 처음개발돼 현재는 거의 천연가죽과 맞먹는 수준의소재까지 개발됐다.
천연가죽이 갖는 까칠까칠한 감촉이나 세무처럼 부드러운 감축을 갖게 할수있을뿐 아니라 2㎜폭으로 잘라 스웨터를 짤수도있다.
특히 천연가죽이 갖지 못한다양한 색상을 구사할수도 있고 비와 수분에 강해 세탁도 용이한데다 착용감이 좋아 천연가죽을 밀어낼 날도 멀지않다는 것.
인공피혁은 의류용뿐만아니라 각종 운동화·볼·가정용 장식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작년 한해 일본에서만 1천8백50만평방m가 생산됐는데 이는 소 4백60만마리의 가죽에해당하는 양.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일부메이커에서 시작품을 내놓고있는 수준인데 인공피혁의·용도가 많고 고가품인데다 국내용소재는 수입금지상태이므로 개발이 시급하다.

<무좀막는 양말도|위생가공소재>
건강에 대한관심이 많아짐에 따라 세균의 번식을 막는 위생가공섬유소재의 수요가 증가되고있다.
양말·내의·카피트·이부자리등에 사용되는 이 소재는 무좀균의 번식억제와 냄새방지, 궤양을 일으키는 대장균과 화농의 원인인 황색포도상구균등의 활동억제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제작방법은 알려지지 않고있다.
80년 일본 동양방이 미국의 다우코닝사와 기술제휴로 생산하기 시작해 일본도 아직은 초기개발단계.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방직이 4월에 일본의 수도장직으로부터 항균·방취가공사제조기술을 도입, 시험생산중에 있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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