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 돈 달러 약세에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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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캐나다와 멕시코 기업들이 수출 채산성 악화로 울상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자국 돈 값이 급등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그 나라 수출상품은 그만큼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각각 수출상품의 85%와 90%를 미국으로 실어낼 정도로 미국 의존이 심하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10년 전 3국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이후 무역거래가 더욱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캐나다달러는 미화 62센트를 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미국의 경제부진으로 미국 달러값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금은 1캐나다달러가 72센트를 웃돌고 있다. 캐나다달러 값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시세로 치솟음에 따라 캐나다 기업들은 같은 제품을 미국에 수출해도 그 전에 비해 손에 쥐는 돈이 14%나 줄어들었다.

캐나다달러의 강세는 미 달러화의 약세 이외에 자국 금리인상의 영향도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14개월 동안 금리를 다섯 차례나 올렸다. 그 결과 5년 만기 캐나다 국채의 수익률이 연 4.1%로 만기가 같은 미국 국채의 수익률 2.5%에 비해 크게 높은 상태다. 캐나다 달러로 표시된 자산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골드먼삭스나 UBS워버그 등 투자은행들은 캐나다 달러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도 캐나다와 비슷한 고민이다. 두달 전만 해도 멕시코 페소화는 너무 낮은 게 문제였다. 그러나 지난 3월 10일 달러당 11.23페소까지 떨어졌던 페소화 가치는 지금은 10.11페소로 두달새 10%나 뛰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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