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 6호' 무사 귀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착륙 예정지로부터 1km 이내 지점이자 2003년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의 착륙 지점에서 6km 떨어진 곳이었다.

◆ 환호에 휩싸인 중국=새벽잠을 설치며 착륙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중국인들은 우주 비행사 페이쥔룽과 녜하이성이 착륙 1시간 만에 우주선 캡슐에서 걸어나오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중국 지도부를 대표한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흥분된 어조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치하하면서 두 우주인을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이날 호외까지 발행한 중국 언론은 "선저우 6호는 발사부터 귀환까지 실수가 전혀 없었던 완벽한 성공"이라며 러시아.미국에 이어 중국이 3대 우주 강국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선저우 6호는 지구 궤도를 76회 선회하며 세균 실험 등 임무를 완수했다.

◆ 선저우 6호의 경제 효과=중국에선 요즘 모든 게 '선리우(神六.선저우 6호의 약칭)'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음료 업체들은 한결같이 선리우의 비상하는 이미지를 자사 제품 광고에 응용하고 있다.

우주선 발사 귀환 과정을 생중계한 CC-TV의 5초 광고는 146만 위안(약 1억8500만원)에 달했다. 발사 과정만 5억 명이 지켜봤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리우는 앞으로도 자동차와 전자제품 광고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 중국 지도부 입지도 높여=중국 정치 전문가들은 "선저우 6호의 성공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는 사람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라는 평을 내놓았다. "이들이 내세우는 '과학적 발전관'과 '조화로운 사회건설' 등 지도이념이 우주선 발사 성공으로 더욱 큰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비행사들은 착륙 직후 바로 경비행기를 이용, 베이징으로 향했다. 중국 최고위층 주재로 베이징 항공우주센터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우주 조종사들이 귀환한 뒤 한동안 격리됐다 공개 장소에 나서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우주인들이 정치행사에 동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중국에 '우주 정치학'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