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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마다 전직 장차관등 2~3명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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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업이 늘어나고 커짐에 따라 경영인층이 두텁게 형성되고 있다. 경영인층은 기업내서 자라 밑바닥에서 부터 올라가거나 오너가족일수도 있지만 외부에서도 많이 들어간다. 오랜 관·군생활을 일단 청산하고 경영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걷는 경우도 많다. 장·차관등 고의관료들의 재계진출이 활발한 것은 우리 재계에는 오래전부터 익숙한 일이다.
오랜 관료생활을 통한 폭넓은 안목과 대인관계·사무처리능력이 최고경영자로서 적합하기 때문이다.
관계출신의 재계가신은 정치격변과 정화 등으로 특히 가속되었다.
고위관리들과 더불어 군출신들도 경영인으로 많이 들어가 군시절의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기업경영의 「항거」 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진두에 서서 조직을 이끌고 나가야하는 경영인의 역할이 군의 지휘관과 비슷할지 모른다.
실제로 재무관리·경영관리 못지 않게 조직관리·인사관리는 기업경영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군에서의 오랜 지휘관경험을 통해 체득한 통솔력·추진력 등은 기업경영에서 매우 유용하다.
또한 이들의 대인관계도 좋은 플러스요인이 된다.
현대·삼성· 럭키금성· 대자등 웬만한 대그룹들은 거의가 2∼3명씩의 장·차관, 또는 장성출신을 사장급으로 영입해 놓고있다.
현대그룹에서는 남북적십자회담사무국장등 (예비역육군소장) 을 지낸 장우주씨가 오래전 부터 계열사 경영에 참여, 현대종합기술(현현대엔지니어링) 사장· 현대종합상사사장등을 거쳐 지금은 한라건설사장을 맡고있다.
삼성그룹도 김진구 예비역 육군소장이 삼성종합건설사장을 거쳐, 지금은 그룹 고문으로 있고 한국섭한국안전시스템 사장이 장성출신이다. 장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배상욱 전제신장관이 올 2월 동방생명사장으로 영입됐다.
럭키금성그룹에는 ?요의장을 지낸 백석주 광업제련사장·청와대통신처장을 지낸 김형호 김성정밀사장(예비역 육군 준장) 등이 군출신으로 경영에 참여하고있고 장관급으르 구자춘 전서울시장· 내무장관이 그룹고문에 추대돼있다. 또 오너가족이기도 한 구태회 전국회부의장이 고문으로 있다.
대자그룹에도 역시 장완채 대자정밀사장,장경순설악개발사장,고중덕대자조선부사장등의 군출신 경영자가 있으며 한진그룹계열 한진관광사장과 정석기업사장을 겸하고있는 김일환사장은 내무·상공·교통부장관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장·차관출신의 재계인사도 많은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동자부장·차관출신의 재계인사가 많다는 점이다.
즉 양윤세 한양그룹고문(전동자부장관), 유양수 동아건설고문 (전동자부장관), 이선기 동양화재사장(전동자부장판),유각종 고려종합화학사장 (전동자부차관)등이 모두 동자부 장·차관을 지냈는데 이들은 재임시절 맺은 중동·석유화학업계와의 인연이 재계로 영입되는 모티브가 됐다.
군출신으로 가장「대성」한 재계인사로는 박태준포철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강직한 성격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오늘의 포항제철을 이루어 놓았으며 이젠 경영인으로서의 위치가 확고히 굳어져 한때 전경련회장 물망에 오르기까지 했다.
한편 정부 각부처의 산하기관·정부 투자기관장엔 대장 출신만해도 노재현종?족학사장 (전국방장관) ·진종채 진해화학사장·박희동 남해화학사장·윤자중무공사장 (전공군참모총장) ·이희근 산개공사장 (전공군참모총장)·이은수 수협회장(전 해군참모총장)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육사나 해사·공사등 삼군사관학교장을 지냈던 인물도 많아 김상모산개공감사 (해사교장) 김복동족진공사장 (육사교장) 최속식LNG사업본부고문 (전한전부사장· 육사교장) 등이 있다.
군 출신 정부산하기관·투자기업의장·임원들은 주로 상공부· 건설부· 농수산부·동자부등의 경제부처에 많고 기획원이나 금융·보험계는 비교적 적다.
재무부 산하기판 단체의장·임원으로는 조홍연보협희장 (예비역 육군준장) ·이계완보험공사사장 (예비역육군 준장·전충남지사)·이대용화보협회장 (예비역육군 준장·전주월경제담당공사) 등 3명이 있을 뿐이다.
특히 이대용화보협회장은 월남 패망당시 월맹에 의해 장기간 억류되었다가 석방되어 크게 환영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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