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부모가 먼저 자기교육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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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82년 가을학기부터 유치원및 각급 학교에서 성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들의성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은 학교 교육만으로는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아름다운 자연으로서의 성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가르치는 역할은 1차적으로 부모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 특히 어린이와 부모가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은 방학동안은 자연스럽게 바른 성을 가르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수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정작 성을 가르친다고 생각했을 때 대부분의 한국부모들이 만나게되는 어려움이 부모 자신의 성에대한 무지와 편견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필요한 것이 우선 스스로가 생성 과학적으로 아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성기관,그 발달과 기능, 성교,난자와 정자,수정과 탄생,성병,남녀 성의 차이,동물과 인간의 차이등올 우선 알아야한다.몸의 구조를 직접 그림이나 도표 슬라이드 등으로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의 각급학교에서 성교육이 실시되기 시작한 이후 출판된 대부분의 제대로 된 성교육책들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배우도록 그 내용이 편집되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사달저 『우리들의 제3교실』(도서출판 소리사간),윤금초(여고시대편집부)구성『순결교실』 (어문각간) ,주정일 · 백경임공저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0세부터 사춘기까지 성교육』 (샘터사간) , 정동철저 『가정과 성인을 의한 성교육 지침서 성과 성교육』 (사방사간 )등이다.
최근에는 중학교부터 국민학교에 재학중인 3명의 자녀를 둔 가정주부 최기정씨가 「에릭 존슨」저 『부모와자녀가 함께 배우는 사랑과 성』 (도서출판 품만사간) 을 번역, 출판하여 눈길올 모은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되자 제자신 너무 성에 무지하다는 것을깨달았읍니다. 성과 사랑에 관해 쉽고 자세하게 쓴책을 찾다가 이책을 만났읍니다.책을 읽으며 제자신 많이 배웠는데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싶어 번역했읍니다』 고 최씨는 얘기한다.
그러면 부모들은 어떻게 성을 대하고 자녀들에게 가르칠 것인가. 부모도 자신의 가치관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와져야한다. 또 솔직하게 자녀들의 연령에 맞춰가르쳐야할 것이라고 손덕수씨 (이대대학원 여성학 강사) 는 얘기한다.
특히 무엇보다 증요한 것이 대부분 한국의 성인들이 갖고 있는 성에 관한 2중적인 태도를 버리고 부모가 가능한한 솔직이 자녀들에게 성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손씨는 강조한다.
부모가 저속한 비디오 데이프와 춘화· 음란서적을 즐기면서 자녀들에게 무조건 순결만을 강요하는 것은 자녀들과의 사이에 벽을 쌓고,묘한 호기심만을 자극하게 된다는 것이다. 60년대부터 독일등 유럽의 성교육이 종전의 순결강조에서 피임과 위생처리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사실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들이 성에 관한 의문을 무엇보다도 솔직이 부모에게 묻도록 가정분위기를 이끄는 것이 중요한데,그때 부모는 인체구조에 관한 사진· 그림등을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자세히 가르친다. 또 생리구조에 대한 교육과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것이 성에 관한 올바른 도덕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황응연교수 (이대사대학장)는 정신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한국 남자고교생의 18%가 성병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 비공식 통계는 부모와 자녀가 성을 어두운 밀실에서의 것이 아니라 밝은 장소에서 터놓고 토론하여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시급한 문제임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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