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어린이교육의 어머니'삶과 철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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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참교육자 마리아 몬테소리
지구르트 헤벤슈트라이트 지음, 이명아 옮김
문예출판사, 402쪽, 1만6000원

어린이가 있는 부모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단어가 '몬테소리'다. 하지만 몬테소리가 이탈리아의 저명 여성 교육학자였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간은 몬테소리의 개인적 생애와 교육 철학을 소개한다. 1870년 태어난 그는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의사이자, 최초의 어린이집 설립자다.

몬테소리는 기성 제도에 용감하게 맞섰던 독립적 여성이다. 여자로서 처음으로 의대 입학 허가를 받아내기까지가 그랬고, 남학생들의 야유를 받아내며 박사학위를 따내는 과정이 그랬다. 남자 동료와 시신을 해부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홀로 어두컴컴한 불빛 아래서 칼을 놀리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안정적 신분이나 재정적 혜택을 거부한 채 독자적 교육운동을 펼친 것도 그렇다.

눈여겨볼 대목은 교육 철학이다. '교육의 비밀은 사람 속에 있는 신적인 것을 인식하고 관찰하는 데 있다'는 말로 요약된다. 그는 아이들이 어른의 통제와 가르침이 필요한 불완전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내면의 설계도에 따라 자기 발달을 추구해 가는 완전한 존재인 것. '왜 우리 아이는 이렇게 고집이 셀까' '어떻게 하면 말을 잘 듣게 할까' 등을 고민하는 부모.교사라면 적잖은 도움을 얻을 것 같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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