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도 돈떼이고 망신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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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기가수○○씨가 직접 경영하고 출연도 하는 스탠드바를 분양합니다』.
지난4월중순 일간지에 실린 대형광고 내용이다.
가정주부 문정남씨 (43·서울상봉2동)는 분양금만 내면 회사에서 술집을 위탁경영해 주고 월1백만원이상의 수입금을 보장해 준다는 광고에 속아 빚 5백만원을 얻어 3.5평짜리 스탠드바를 분양받았다가 고스란히 떼였다.
인기가수가 대표라는 선전에 건전한 기업체로만 믿었던 문씨는 개업 한달후 자신의 온라인 예금통장을 찾으러 은행에 들렀으나 당초 약속했던 이익금 송금이 한푼도 돼있지 않아 사기극에 넘어간 것을 알아차렸다.
곧장 서울역앞「마로니에」(주인 김태원 구속) 스탠드바로 달려갔으나 스탠드바는 이미 문이 굳게 닫힌채 20여명의 다른 피해자도 몰려 있었다.경영주로만 알았던 인기가수 박건씨를 수소문끝에 찾아내 분양금 상환을 요구했으나 박씨 역시 피해자였다.
박씨는 김태원씨가 『출연료를 많이 줄테니 명의를 빌려달라』고해 이에 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건씨가 사기범 김씨로부터 사업제의를 받은 것은 지난 3월.
김씨는 『유명인인 당신이 운영하는 업체라고 선전하면 손님이 많이 올 것같다.명의를 빌려주면 출연료외에 월1백만원씩 주겠다』고 제의했다.박씨는 요즘 히트곡도 없어 쪼들리던 참에 별생각없이 이에 응했고 개업며칠간은 많은 시간을 할애,출연하기도했다.
그러나 열흘이 지나도록 출연료 한푼도 주지 않아 박씨는 속았다는 생각에 출연을 포기했다는것.
독고성씨의 경우도 박씨와 같은 케이스.탤런트 송재호씨는 이정희씨(36 수배중)로부터 스타하우스 (서울여의도동백상빌딩지하)에 출연계약만을 맺었는데 느닷없이 자신이 「사장」이라는 광고가 나와 강력히 항의, 정정광고를 받아내고 손을 떼었다는것.
피해자 최모씨(25 여·서울봉래동1가)는 다방종업원으로 6년동안 모은 5백여만원을 몽땅 날렸고 권모씨 (27·여 서울남가좌동)는 회사를 다니며 모은 결혼비용 6백여만원을, 이모씨 (33· 가정주부·서울마포동)는 남편이 중동에서 보내온 6백만원을 사기당했다.
또 검찰조사결과 이들 사기범들은 수당제 영업사원까지 동원, 응모자들에게 위탁경영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계약서는 인쇄중이라는등의 이유로 보여주지 않은채 위탁경영한다고 속여 계약토록 했다.
이들은 계약때 많은 이익을 보장해준다며 매일 매상의 50%를 먼저 챙겼고 세금 출연료등을 별도로 받아내기도 했다.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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