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낙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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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올해로 97회째(햇수로는1백6년)를 맞은 전통과 권위의 윔블던 테니스선수권대회는 이변과 파란이 속출하는 등 갖가지 화제가 만발한 가운데 끝났다. 우승자는「존·매켄로」 (24·미국) 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26· 미국)-.
이들은 정상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남자부는 지난해 우승자「지미·코너즈」를 격파한 「게빈· 커렌」 (남아공)과 결승까지 오른 「크리스·루이스」 (뉴질랜드)등 신예들의 돌풍이 일어난 가운데 유명 스타들의 거친 매너의 급증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커렌」은 2백49km의 가공할 서비스를 주무기로 4회전에서「지미·코너즈」를 무너뜨려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준결승에서「매켄로」에게 제동이 걸렸다.
한편 이와 함께 선수들의 거친 매너가 정도를 넘어 문제가 됐다.
특히 단·복식을 석권한「매켄로」는 『코트의 악동』이란 닉네임에 걸맞게 예외 없이 악명을 날렸다. 「매켄로」는 복식경기 중 관중에게 떠든다고 욕설를 퍼부어「관중 모독죄」로 5백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로써「매켄로」는 올들어 6천2백5O달러의 벌금를 물어 앞으로 6개월안에 1천2백50달러를 더물면 내년대회에는 자동적으로 출전이 정지된다.
이같은 거친 매너에 대해「매켄로」 자신은 『대개 심판의 판정 때문에 이같은 일이 일어나는데 애매한 경우를 지나치려해도 팬들이 가만두지 않는다.-「매켄로」도 늙고 병들었구나」-라고 야유를 퍼부어 화를 돋운다』라고 궤변을 토하고있다. 미국 테니스연맹 「헌터·멜라투어」 회장은』 관중들의 매너에도 문제가 있다. 그들은 훌륭한 기술을 보는 것 외에선수와 심판의 싸움에도 흥미를 갖는다』고 개탄한다.
○…여자부는 「나브라틸로바」 가 시종 여유 있게 상대들을 누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녀는 결승까지 7차례의 경기중 한 세트도 안내 주고 모두 25게임을 잃었을 뿐이다. 총 경기시간은 6시간미만.
이로써 「나브라틸로바」는 올들어 50경기중 49경기를 이겼다.지난 13개월 동안 1백43경기중 단4경기만 놓쳤다. 올들어 그녀의 유일한 패배는 지난5월 프랑스 오픈 4회전에서 신예 「케이디·호바드」에게 당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대의 이변은 지난해 우승자인 「크이스·에버트·로이드」가 3회전에서 「케이디·조던」 에게 패한 것이다.
「에버트」는 세계테니스사상 3번째 그랜드슬램의 문턱에서 좌절되고 말아 아쉬움을 주었다. 「에버트」는 미국오픈 (82년9월) 호주오픈(82년12월) 프랑스오픈(83년5월) 등 3대 이베트를 휩쓸고 마지막 윔블던을 남겨뒀으나 탈락한 것이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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