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행수표 암거래조직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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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산성골프장 소유주 윤경훈씨(65)외화 밀반출 기도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남부지청은 1일 윤씨형제가 일본으로 갖고 가려던 일본은행발행 자기앞수표 78장(1억5천만엔)이 모두 발행한지 불과 2∼3일안에 환전상인 맹주희씨(54)를 거쳐 윤씨에계 전해졌으며 수표발행지가 모두 일본동경도안에 있는 12개 은행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에따라 대규모 수표암거래조직이 한-일 두나라사이에 거점을 두고 동경에서 수표를 발행받는즉시 수표운반책이 한국으로 날아와 맹씨에게 전했고 같은 은행에서 한꺼번에 많은 고액수표를 발행받을 경우 노출될 위험성이 있어 여러은행을 바꿔가며 발행받은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30일낮 자수한 맹씨에게 배후를 추궁한결과 맹씨는 『회현동 명희엄마라는 50대여자와 전화로 연락, 호텔 커피숍등에서 수표를 건네받아 윤씨에게 주었을뿐 어떤 경로를 통해 국내에 들어왔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수법에 비추어 외국상사나 오퍼상을 이용한 10여명의 점조직이 수출입 결제대금으로 꾸며 한화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수표를 들여온것으로 보고 수표일련번호를 작성, 「영희엄마」와 배후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하고있다.

<수표추적>
문제의 수표들은 최하1백만엔 짜리에서부터 최고1천만엔짜리로 국내 토산품점이나 암달러상들은 위조수표등의 위험이 따르기때문에 거의 거래가 되지 않고 있는 고액권들이다.
압수된 수표 78장은 부사·삼화·왕우·제일권업등 일본의 12개 은행에서 발행된 것들이고 발행지는 대부분 동경도지점이며 발행일자는 5월4일에서 6월5일사이.
검찰은 적발 이틀전인 6월25일 부토은행발행 2백만엔짜리 2장과 6월24일 동경은행발행 5백만엔짜리 4장등이 포함되어 있는등 일본에서 발행된지 불과2∼3일사이에 고액수표가 거래과정을 모두 거쳐 윤씨에게까지 입수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액면이 큰 삼화은행 실정지점발행 1천만엔짜리 2장은 발행일이 6월15일로 불과 닷새후인 6월20일 윤씨에게 환전되었으며 발행일이 6월25일인 부사은행보전지점발행 2백만엔짜리 10장은 바로 다음날인 6월26일 윤씨에게 넘겨졌다.
또 6월24일 동경은행팔중주통지점발행 5백만엔짜리 4장은 이틀 후 윤씨에게 넘겨졌다.
검찰은 6월3일과 15일, 24일 발행된 수표들이 은행은 각각 다르고 액면가도 다르지만 액수가 한꺼번에 2천만엔씩으로 똑같다는점을 밝혀내고 암거래조직이 한꺼번에 많은 고액수표를 발행받을 경우 노출될 위험성이 있어 은행을 바꿔가며 발행받은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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