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해소 『두자녀』론 안된다|폭발상태의 한국인구문제…현황과 전문가의 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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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증가추세|7월29일이면 4천만명 돌파>
한달앞으로 다가온 오는 7월29일 우리나라인구는 4천만명이 된다. 이는 우리국토에서 쾌적하게 살수있는 적정인구 규모의 꼭2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시백교수(서울대보건대학원)는 일반적으로 적겅인구규모를 산출하는 공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적정인구는 1천5백만에서 2천만을 넘을수없고, 4천만명이란 포화상태라고 진단했다.
이교수는 현재의 인구증가율 1.57%가 그대로 계속되면 앞으로 45년이 지난 2천20년∼2천30년에 우리나라인구는 8천만명을 넘는 촉발상태에 이르게되며, 심각한 생존위기를 겪게된다고 전망했다.
가장 최근에 실시한 80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인구는 3천8백12만4천명. 49년 센서스결과 2천17만명이 31년만에 거의 2배로 늘어났고, 우리나라가 처음 실시한 25년당시(남북한합계)총인구1천9백52만명의 2배를 넘고있다. 60년 인구억제정책이 도입되면서 약3%수준에있던 인구증가율이 1.57%수준으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증가율의 감소추세는 80년이후 둔화되고있고 해마다 대전인구규모인 60여만명씩이 불어나고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세계 제3위를 기록하고 있고 산지를 제외한 밀도는 세계에서 가장높다. 이같은 인구밀도는 지난20여년동안 도시중심의 지역사회개발정책에 따라 농촌인구는 감소하고 도시지역은 인구과밀현상을 빚었다. 특히 수도권 주변지역의 인구집중은주택·교통·상하수도·실업·범죄등 여러가지 사회병리현상을 빚어내고있다.
서울의 인구집중은 해마다 심해져 80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2.3%가 서울에 집중돼있고 주변까지 포함한 수도권지역에 35.5%가 집결돼있다.

<인구와 환경>
오는 7월29일이면 우리나라의 인구시계는 4천만명선을 돌파한다. 매일1천7백15평의 인구가 늘고 있다. 이미 세계제1위의 밀도(평지)를 갖고있는 우리의 삶은 그만큼 각박해져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땅은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땅에서 그것도 단위면적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데 거기다 매일 1천7백여명이 늘어나기만하니 일자리는 귀해지고, 공해는 늘게되며, 각종 사회병리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것은 뻔하다.
게다가 45년후면 그 2배로 늘어 8천만명을 넘게되고, 에너지고갈도 함께와 사상최대의 인구위기에 봉착한다는 불길한 예언까지 나오고있다. 우리의 인구문제는 어디까지 와있으며, 우리의 삶은 폭발적 인구증가로 어떤 영향을 받게될것인가. 인구문제의 현황과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본다.
인구의 양적팽창은 인구가 생산·도구로 쓰이던 과거와는 달리 고도의 기술과 자본집약을 필요로하는 현대산업사회에서는 소비요인으로 작용하게되고 개발저해요인으로 취급된다. 우리의 경우 한정된 부존자원으로 세계 제1의 인구밀도를 지탱하면서 45%의 식량부족(80년), 에너지의 73%수입의존(79년), 26%의 주택부족(80년), 4.6%의 실업인구(81년) 등 어려운 문제에 부딪쳐있다.
구본호교수(한양대)는 오는 2천1년까지 전세계의 GNP는 연평균 2.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이 선진국보다 높기는 하겠지만 반대로 인구증가가 거의 정지상태에 도달한 선진국과는 달리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이는 개발도상국의 1인당 GNP는 상대적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증가율이 낮아지고는 있으나 절대인구는 현재의 추세대로면 5년마다 약3백만명씩이 늘어난다. 이같은 인구증가는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가지 못하면 실업률의 증대를 가져오고 사회적 불안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현재 1.57%의 증가율이 계속되는한 경제성장률이 7%선을 유지해야 더이상의 실업률 상승을 가져오지 않는다. 따라서 획기적인 인구증가 억제조치가 없이는 사회개발에 의한 복지의 질적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과잉인구는 경제적인 생존의 문제뿐아니라 각종 사희범리의 원인이되고 삶의 길을 향상시키는데 장애가 된다. 인구의 증가가 사회경제적 자원과 조화를 이루지못할때 사회병리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고영복교수(서울대)는 과잉인구는 긍정적 사회변동보다 부정적사회 변동을 낳게된다고 말하고 자원문제를 비롯, 고용문제·도시문제등이 이에 직결된다고 말했다. 특히 고용문제는 인구증가율뿐 아니라 인구구조의 변화와는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이같은 생산연령층은 생산시설확충이나 산업구조개편을 통해 고용으로 흡수해야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로 어느정도의 흡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 기술집약적 산업구조로 급속히 변하게되면 자연 실업은 중대한 사회문제로 될 수밖에 없다.
무앗보다 심각한 것은 과잉인구가 우리사회를 인정이 메마른 사회로 만들고 사회적 범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인구외 과도한 집중은 인간간의 경쟁을 격화시키고 그런속에서 인간성의 변질이 가속화된다. 이에따라 새로운 유형의 각종범죄가 발생하게된다.
인구증가는 자연공간의 수요를 증대시키고 토지수요의 증가는 산림초지를 점점 축소시켜 생태계를 파괴한다. 인구증가는 자원소비를 늘리게되고 이에따른 폐기물의 증가는 대기·수질·토양오염을 유발, 생활환경을 악화시킨다.
권숙표교수(연세대)는 인구의 포괄적 증가가 대량생산·대량소비를 낳게됐고 도시지역일부에 국한됐던 환경오염과 공해를 전국으로 확대시키고 있다고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특히 급속한 도시집중은 생활환경을 급속도로 악화시키고 있다.
서울의 경우 전국토면적의 0.6%에 불과한 6백13평방km에 9백만명의 인구가 밀집, 평방km당 1만4천5백82명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고밀도를 나타내고 있다. 50%에 불과한 주택률은 불량주택을 증가시키고 불량주택밀집지역은 전염병의 온상이 되고있다.
인구증가는 에너지소비를 증가시키고 에너지소비증가는 대기오염배출을 늘려 생활환경을 위협한다.
인구의 증가못지 않게 생활수준의 향상은 각종 배출물의 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린다. 65년부터 80년사이 서울의 인구는 2.4배가 늘었으나 대기오염물 배출량은 약10배로 증가했다.
인구의 증가는 하천과 수질오염을 가속화시킨다. 권교수에 따르면 인구1인당 배출유기오염물은 40g∼50g으로 추산된다. 일정한 유량의 하천에 인구가 늘어나면서 쏟아내는 오염물은 식수를 위협하고 생존까지 어렵게할 수있다.

<인구밀도|방글라대만 이어 3위 산지제외하면 세계1위>
우리나라의 인구밀도(80년)는 평방km당 3백85명. 방글라데시의 6백85명, 자유중국의 4백59명에이어 세계제3위다. 산림지를 제외하면 1천1백32명으로 세계1위다.
오는 7월29일 4천만명을 돌파하게되면 우리나라인구는 전세계인구 약44억의 0.9%에 해당하며 인구수로는 세계제10위가 된다. 인구밀도로 보면 일본의 3백6명보다 높고 24명인 미국의 약16배에 해당한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많은 중공은 확실한 통계가 없지만 1백2명정도로 알려져있고 소련은 12명(70년 통계),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는 2명이다.
우리나라의 인구증가율 연1.57%는 세계평균 1.81%보다는 낮지만 이른바 선진국의 0.67%에 비하면 증가속도가 2.3배쯤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2.21%보다는 약간 낮다.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의 이같은 수준은 정부의 인구억제시책에도 불구, 6·25이후의 베이비 붐에의한 가임여성이 80년대에 높은 출산율을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대로면 2천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의 인구는 5선만을 넘어서게된다.
현재 2천50년으로 전망되는 인구증가율 0%수준을 인구학자들은 2천년이전에 달성하기위한 정책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국민의 평균 이상자녀수가 2.5명이며 아들이 꼭 있어야한다는 국민이 62%인 현실에서 이같은 대처방안은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가임여성>
인구 구조는 국가의 경제상태를 추리할수 있는 중요지표다. 생산활동에 참가할수 있는 15∼64세 연령층과 생산활동을 할 수 없는 0∼14세및 65세이상 연령으로 나누어 보면 우리나라 인구 구조는 62·2%가 15∼64세층에 속하고 34%가 14세이하, 3.8%가 65세이상이다.
우리나라인구구조상 0∼14세층 34%는 국가경제발전상 개발도상국가의 범주에 속한다. 미국을 위시한 북구제국은 이미 50년이전부터 22∼26%수준이었으며 34%수준은 50년의 일본수준과 같다. 인구구조상 우리는 일본보다 30년 뒤떨어져있고 구미선진국보다는 50년이상 뒤져있다.
또 인구구조상 주목해야할 점은 15∼49세의 가임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의 증가다. 60년에 전체인구의 47.4%이던 구성비가 80년 52.7%로 1.67배가 늘었다. 이는 6·25이후에 태어난 여성이 이 연령충에 들어왔기 때문으로 인구억제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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