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대 외화밀반출 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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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산성컨트리클럽 소유주 윤경훈씨(65·일본명천경이)가 미화·열화 5억원 상당의 외화를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다 세관원에 붙잡혀 검찰의 수사를 받고있다.
서울지검남부지청은 29일 윤씨를 외환관리법위반혐의로 입건, 윤씨가 산성골프장 회원권을 교통부 허가기준보다 초과해서 발행판매한 돈을 일본으로 빼돌리려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있다.
검찰은 또 윤씨와 함께 일본으로 출국하려던 윤씨의 동생 윤소훈씨(50·일본명 전중경남·일본동경도거주)도 소환, 관련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윤씨에게 한화를 일본여행자수표로 바꾸어준 환전상 맹모씨(여)를 찾고있다.

<범행>
검찰에 따르면 윤씨형제는 27일낮12시쯤 미화2만달러, 일화2백30만엔, 일본미쓰비시은행 요꼬하마지점발행 자기앞수표 78장(액면가 1억5천5백만엔) 등 5억원상당의 외화를 갖고 하오1시30분 김포발 JAL952편으로 출국하려다 세관원에 적발됐다.
윤씨는 공항출국수속장에서 적발되는 순간 뒤에서 있던 동생 소훈씨에게 자기앞수표가 든 가방을 빼돌리도록 신호, 동생소훈씨가 공항청사앞에 대기중이던 운전사 왕정득씨(42)에게 가방을 넘겨 왕씨가 이가방을 서울하이야트호텔 귀중품 보관함에 맡겨놓았다. 공항에서는 윤씨의 조카로 알려진 현지경찰관 한모씨도 함께 있었다는것이다.
검찰은 김포세관으로부터 윤씨 형제의 신병을 넘겨받았으나 윤씨가 당시 헌가죽가방속에 미화1만달러와 일화 2백만엔, 동생소훈씨가 미화1만달러와 일화30만엔을 갖고있어 밀반출하려던 액수가 크지않고 신원이 확실해 윤씨형제를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으나 28일 동생소훈씨를 소환, 신문한 끝에 가방을 빼돌린 사실을 자백받았다. 윤씨가 밀반출하려던 일본 미쓰비시은행발행수표는 일본인관광객들이 가지고 입국, 서울시내 골동품상과 토사품판매점에서 사용한것을 수배중인 맹씨를 통해 한화와 교환한것으로 밝혀냈다. 호텔 귀중품보관함 속에는 외화외에도 중소기업은행 논현동지점 발행등 예금통장 50개(예금액 5억원)가 들어있었는데 예금주는 최국진, 박천남으로 돼있다.

<윤씨주변>
1940년고향인 충북청원에서 살다 동생 소훈씨와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44년에 귀화, 그동안 부동산 주유소등을 경영하면서 돈올 모아오다 70년대초 재일동포의 국내투자붐이 일면서 서갑호씨(방림방적) 등과함께 고국에 돌아와 72년 1억6천만원을 투자, 18홀의 산성골프장을 인수했다.
윤씨는 당시 한국에도 언젠가는 골프붐이 일것이라며 75년 중동경기등 국내건축붐이 일면서 대창건설이라는 건설회사를 설립, 서울길동에 아파트를 짓는등 한때 호경기를 이뤘고 증권시장에서도 인기주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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