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상대회 결산] '배타적 한국' 부정적 이미지 씻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8차 세계화상대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12일 서울 코엑스 강당에서 ‘아시아 문화의 소프트 파워’란 주제로 열린 명사 특강에서 중앙일보 이어령 고문의 강연을 듣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제8차 세계화상대회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폐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30개국에서 3000여 명의 기업인이 참여해 6차 난징대회 이후 최대 성황을 이뤘다.

서울에서 열린 화상대회가 화교 자본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에 물꼬를 텄다.

싱가포르 국영기업인 아센다스사가 5억 달러, 미국계 화교기업인 WI 하퍼그룹이 30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화교 자본의 진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수출 상담도 활발했다. 이보다 더 큰 성과는 그동안 한국에 부정적이던 시각을 긍정적으로 돌려 놓은 데 있다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화상들은 입을 모은다.

◆ 투자.수출 성과=2002년 이후 한국에 1억1000만 달러를 투자한 싱가포르 아센다스사가 인천 경제자유구역과 항만 배후의 물류.산업단지에 5억 달러를 투자키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총 2억3000만 달러의 투자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WI 하퍼는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를 위해 대상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중국 중창 텔레콤도 인천 차이나타운 개발에 3억 달러를 투자할 뜻이 있다는 투자의향서를 냈다.

대회기간 중 열린 전시회와 수출 상담회에는 연인원 1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4억5000만 달러의 수출 상담과 1억30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이 이뤄졌다. 아직 계약 체결까지 가지는 않았으나 상당한 진전이 있는 상담 건수가 많아 수출 성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산자부 박태성 중국협력기획단 과장은 "수출 상담을 위한 전문 전시회가 아니라 화상대회의 부대 행사로 이뤄진 전시회에서 5억8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 상담 및 계약 실적을 올린 것은 기대 밖의 성과"라고 말했다.

◆ 인적 네트워크=10일 열린 생명공학(BT)포럼에서 한국의 라이프코드 인터내셔널과 중국 베이징 대의 웨이밍 바이오텍 그룹이 2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관광공사와 한국BC카드는 중국은행연합카드사와 업무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홍콩 중화총상회와 한국벤처기업협회는 벤처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MOU를 맺었다.

훠전환 홍콩 중화총상회장은 "한국이 화상대회를 이처럼 성대하게 치르도록 준비한 데 놀랐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화상의 부정적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투자 지표보다는 인맥을 중시하는 화상의 독특한 상거래 관행에 비춰볼 때 이번 대회가 한국과 화교 자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의미다.

정경민 기자<jkmoo@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