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사 면접 족보 수천개 갖고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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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국내 최대의 취업 커뮤니티인 '취업 뽀개기'는 삼성 입사를 준비하던 박종현(30.사진)씨가 2002년 고려대 4학년 재학 당시 만든 인터넷 모임이다. 박씨는 "세 차례 본 삼성 SSAT(직무적성검사) 문제가 똑같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느껴 인터넷 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2003년 박씨가 삼성의 한 계열사에 입사하면서 현재는 부인인 장정령씨가 주로 사이트 운영을 맡고 있다. 초기에는 삼성 관련 정보가 주로 담겼으나, 지금은 LG.SK 등 대기업의 전반적인 입사 정보를 다루면서 대기업 입사 정보에 관한 한 독보적인 커뮤니티가 됐다.

대기업의 면접 시험 후 몇 시간이 지나면 사이트에 면접 문제와 특징 등이 생생하게 올라온다.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은 '스펙'이란 코너다. '토익 720점, 성균관대 영문과 졸업, 나이 25세' 등 자신의 조건을 제시하면 어떤 회사 입사가 가능한지를 평가받는 식이다. 최근 이 모임은 다음 카페에서만 볼 수 있었던 '취업 뽀개기'의 정보를 새로운 사이트(www.jobbreak.co.kr)에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각 대기업의 면접 '족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그는 "삼성전자 면접 족보만 700개가 넘는다"며 "이런 생생한 정보는 취업 커뮤니티가 아니고선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른바 '카더라' 통신의 한계 때문에 부정확한 정보도 상당수 있다. 박씨는 "그래서 지난해부터 각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회원으로 가입시켜 정보를 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자신의 회사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바로잡고 수시로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박씨는 "우연히 만든 커뮤니티에 취업 준비생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취업 열기가 뜨거운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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