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수법' 2400억원 규모 불법 도박 사이트 적발

중앙일보

입력

해외에 서버를 두고 2400억원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 토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업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200억 원의 부당수익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한모(46)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자금 인출책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 씨 등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칭다오(靑島)와 태국 등에 서버를 두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왔다. 전라도 광주 지역 폭력범죄단체인 '국제피제이파' 조직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기존 도박자가 포인트 획득을 위해 신규 도박자를 모집하는 일종의 '다단계'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폭력조직원 윤모(35)씨 등이 한 씨와 대포폰·대포통장 유통업체를 연결시켜주며 영업을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해당 도박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후 2억원 이상의 고액 배팅을 한 사이트 이용자 43명을 약식기소했다. 이 가운데는 교사 2명과 소방공무원 5명, 연예기획사 매니저 6명 등이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가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게임 포인트를 경품으로 걸면서 기존 회원들이 지인들을 초청해 신규 회원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씨 등이 빼돌린 범죄 수익금 환수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달아난 폭력조직원 4명을 추적하고 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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