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데스티니' 빠진 기업은행전 4연승…2위 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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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에 강력한 먹이사슬이 생겼다. 현대건설이 이번 시즌 IBK기업은행전 4전 전승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2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3-1(25-19, 20-25, 25-18, 25-17)로 이겼다. 3연패를 탈출한 현대건설은 1~4라운드 내내 기업은행을 꺾어 천적 관계를 확고히 굳혔다. 양 팀 순위도 뒤바꼈다. 현대건설(13승7패·승점37)이 승점 1점 차로 기업은행(13승7패·승점36)을 한 계단 끌어내리고 2위로 도약했다.

현대건설 해결사는 '꽃사슴' 황연주였다. 황연주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33점(공격 성공률 54.71%)을 기록했다. 1세트부터 황연주가 코트를 장악했다. 블로킹 2점을 비롯해 11점을 올리며 기업은행을 압도했다. 전위, 후위 가리지 않고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네트 앞에서 펄쩍 뛰어올라 상대 공격을 막아내며 블로킹으로 4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폴리는 최근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황연주가 주 득점원 역할을 해주면서 부담을 덜고 제 역할을 잘해줬다. 이날 21점(공격 성공률 40.81%)을 기록했다.

황연주는 "아주 오랜만에 30점 넘게 득점했다. 시즌 초반 폴리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가 최근 폴리가 부진하면서 팀도 연패에 빠졌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며 "폴리도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것 같다. 하지만 팀을 위하는 마음은 똑같다. 오늘 내가 공격이 잘 되니까 폴리가 '내가 뒤에서 잘 막을테니 공격에 주력해달라'며 양보하더라"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김희진(16점)·박정아(14점)가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공격수 데스티니의 공백이 컸다. 데스티니는 지난 14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5세트 때 상대 선수 조이스의 발을 밟고 넘어지는 사고로 오른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골절이 아닌 인대 파열이었다. 이날 돌이 지난 딸을 안고 경기장을 찾은 데스티니는 가볍게 걷는 정도까지 회복되어 있었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인대가 50% 정도 파열됐고,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제 목발은 짚지 않고 보호대를 찬 상황이다. 다음 주에 다시 진료를 받고 훈련 복귀 상황을 조율할 생각"이라며 "데스티니가 없지만 국내 선수들에게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다. 비록 졌지만 나름대로 잘 싸운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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