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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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진숙(강남여중3)은 유난히 기다란 손가락을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다부지게 말한다.
「아시아의 인어자매」로 통하던 최윤정·윤희가 지난 4월 미국에 이민을 가버린 후 많은 사람들은 한국 수영의 장래를 걱정했다.
그러나 지난번 제3회 아산기대회에서 김진숙은 최윤정이 보유하고 있던 자유형1백m (1분l초76)와 2백m(2분12초72)한국기록을 각각 깨뜨림으로써 이런 걱정을 깨끗이 씻어버렸다.
몸이 약해 강훈을 견뎌내지 못했던 김진숙은 올해 처음으로 대표선수로 발탁되면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5월의 소년체전에서는 4관왕(자유형50m·2백m, 계영4백m, 혼계영4백m)을 차지, 주목을 받았다.
『아직 멀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류운겸 대표팀코치의 말이다.
1m 62cm, 44kg의 가냘픈 체격. 팔다리가 가늘고 길다고 해서 「멸치」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직도 팔을 휘젓는 피칭 스피드와 어깨 힘이 약하다.
그러나 기록에 도전하는 야멸찬 의욕과 투지, 물을 타는 유연성이 뛰어나 최윤정이 16세에 수립한 한국기록을 14세에 경신했다. 체력을 보완하면 기록을 크게 단축, 「아시아 제일」을 바라볼 만도 하다.
김창규씨(53·사업)의 1남5녀중 막내. 아이스크림을 제일 좋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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