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남용"여론의식, 해태김감독 불구속결정|검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경기장 폭행혐의로 입건된 해태팀 김응룡감독(34)의 구속영장 신청문제를 놓고 검찰내부에 찬반이 엇갈려 검찰고위층이 결심하는데 상당히 고심했다는 후문.
프로야구 출범후 주심을 때려 구속됐던 삼미슈퍼스타즈팀감독 김진영씨(48)가 약식기소로 풀려난지 3일만에 해태팀김감독이 다시 주심을 때리는 폭력사태가 일자 경기장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정부의 강한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김감독을 구속해야한다는 강경론이 있었으나 사안이 가벼운데다 또다시 야구감독을 구속할 경우 「구속을 처벌수단 으로남용한다」는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신중론이 우세, 불구속으로 낙착했다는 후문.

<민영화 반응없어 실망>
○…철도지선 민영화 방침을 발표한 철도청은 관심이 있는것으로 알려졌던 기업등으로부터 막상 별다른 반응이 없자 『그럴줄 알았다』면서도 한편으론 다소 실망(?)한 눈치.
관계자는 기업에 있는 학교동창으로부터 「사적인 문의」는 몇건있었으나 정식으로 협의를 해온 기업은 없었다면서 「낚싯밥을 슬쩍슬쩍 건드려보기만하는 붕어의 입질같다」며 업계의 동향을 추리.
몇억, 몇십억원을 가지고 할수있는 장사는 아니고 사전에 충분하고 치밀한 계산과 분석이 있어야할 것인만큼 시간이 필요하지않겠느냐고 전망한 관계자는 그러나 철도청은 언제라도 협상을 제의해오면 응할수 있게 자산재평가등 준비를 하고있다며 자뭇 느긋한 자세.

<일선실무자 어리둥절>
○…문교부는 지난5월30일 어려운 한자등 6천8백여자를 표준용어로 바꿔 행정기관과 교과서등에 통일해 사용토록 「장학자료39호」란 책자로 발간, 전국각급학교에 내려 보내기까지했으나 정작 이를 가장 잘 지켜야할 문교부가 어려운 한자를 더 많이 쓰고 있어 관계자들이 어리둥절.
지난10일 문교부가 전국시·도교위에 배포한 교육감회의자료에는 불과 40여페이지의 지시에 문교부가 『쓰지말라』고 지시한 단어가 60여개나 튀어나와 일선 실무자들이 벌레 씹은 표정들.
문교부 실·국별로 지시사항이 인쇄된 이 자료에는 페이지마다 1∼2개씩, 심한 경우 4∼5개씩의 「금지된 말」들이 눈에 띄었고 특히 장학편수실이 「국어순화교육의 강화」를 역설한 5페이지에까지 「연계」「배양」「기하다」「지속전」등 바로 문교부가 사용금지를 지시한 단어들이 거듭 등장.
일선관계자들은 이에대해 문교부가 『바담풍』하는데 어떻게 일선에서 『바람풍』이라고 하느냐면서 문교행정은 항상 이런식이라고 한마디씩.

<"안터진것보다 낫다">
○…용산 2인조 전문대생 권총강도범이 사건 발생 하루만에 모두 검거되는등 쉽게 해결되자 서울시경 간부들은 『안터진것보다 낫다』고 희색이 만면.
15일새벽 발생보고를 방은 경찰간부들은 우선 『권총의 출처가 어디냐』에 관심을 집중시켰다가 『경북의성에서 갖고온 20년전의 총』이란 것이 밝혀지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경찰관이 범인체포에 큰공을 세웠다』고 PR에 열을 올리기도.

<7일마다 한번 쉬게돼>
○…서울시내 23개 경찰서 수사·외근형사들은 15일부터 8부제로 휴일을 갖게되자 『형사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가장 멋있는 조치』라며 크게 환영.
형사휴일제는 형사들이 연중무휴로 근무, 가정생활을 제대로 할수없을뿐더러 격무로 외근을 기피하는 경찰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이에따라 6개반으로 편성된 형사계 직원들은 1개반에서 하루1명씩 쉬어 1개반 8명이 7일마다 하루씩 휴일을 갖게됐으나 내친김에 경비업무등 수사이외의 일거리에 시간을 빼앗기는 일이 적어졌으면하고 기대.

<판에박힌 공문만 보내>
○…김정례보사부장관은 전국의 돼지사육가들에게 이례적으로 친서를 보내 돼지우리의 모기를 잡아 뇌염예방작전에 사육가들이 참여해줄것을 호소.
뇌염에 대한 이같은 장관의 각별한 관심과는 달리 여름철 배앓이등 식중독예방업무를 맡고있는 부서에서는 매년 여름철에 내미는 판에 박은 공문한장을 시·도에 보내 빈축을 사기도.
해마다 새로운 식품이 개발되고 유해식품이 늘어나는데도 주무부서가 공문만 띄우고 팔짱을 끼자 장관실주변에서 보사관료의 안이한 근무자세에 대해 언짢아 했다는 후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