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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산사태로 두 마을 몽땅 매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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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허리케인 '스탠'이 몰고온 폭우로 멕시코 남부와 과테말라를 잇는 다리가 유실되자 사람들이 9일 교각 사이에 설치된 임시 레일을 활용해 강을 건너고 있다. [호세 루이스 마가나(멕시코) AP=연합뉴스]

과테말라 정부는 9일 허리케인 '스탠' 때문에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흙더미에 매몰된 파나바흐와 산차흐 두 마을을 '공동묘지'로 선언하고, 시신 수습과 인명 구조 작업을 포기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스테인 과테말라 부통령은 "두 마을이 흙과 바위로 두껍게 덮여 구조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생 문제 등을 고려해 마을 전체를 공동묘지로 지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서쪽으로 180㎞ 떨어진 두 마을은 5일 새벽 며칠간 계속된 폭우로 인근 화산에서 흙과 돌더미가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완전 매몰됐다. 자고 있던 주민 1400여 명도 대부분 산 채로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파나바흐의 경우 흙더미의 폭이 800m, 두께가 12m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 마을을 관할하는 산티아고 아티틀란시(市) 디에고 에스키나 시장은 "흙더미가 어마어마해 어디서부터 파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허리케인 '스탠'이 덮친 중미 지역에선 희생자 수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9일 현재 과테말라 전역에선 51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실종자를 뺀 숫자다. 또 엘살바도르에서 71명, 멕시코에서 28명, 니카라과에서 11명이 각각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사망자 수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AP통신 등은 중미 전체의 사망자 수가 640명을 넘어섰고, 실종자까지 합쳐 희생자는 2000명을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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