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BMW 판케 회장 "달리는 즐거움 줄 수 있어야 성능 좋은 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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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축구 등 대중스포츠는 후원하지 않는다. 브랜드 관리를 위해 럭셔리 스포츠인 골프.요트 대회를 후원한다." "잘 달리지 못하는 차(Boring Car)는 만들지 않는다." "BMW는 신기술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야 한다."

이상은 BMW의 헬무트 판케(59.사진) 회장이 한 말이다. 그는 2박3일 일정으로 13일 한국을 찾는다. 방한 기간 동안 'BMW 브랜드 성공 신화의 비밀'에 대해 강연한다.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BMW하면 '잘 달리는 차 또는 명차'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만큼 BMW는 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확실하게 소비자에게 정체성을 인식시킨 회사다. BMW는 1916년 항공기 엔진 회사로 창립한 이래 '달리는 즐거움을 주는 차=성능 좋은 차'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70년대 이후 광고에 등장한 '최고의 드라이빙 머신'은 BMW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문구다.

판케 회장은 물리학 교수 출신이다. 고교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독일 뮌헨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위스에서 핵물리학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 후 뮌헨대 물리학과 교수를 지내다가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로 자리를 옮겨 지멘스.BMW.바이엘 같은 세계 일류 기업들의 경영 컨설팅을 맡았다.

BMW에는 1982년 연구개발 책임자로 스카우트됐고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미국 BMW 회장, 본사 재무담당 최고경영자(CFO)를 거쳐 2002년 5월 BMW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BMW가 영국의 대중자동차인 로버를 인수해 큰 실패를 맛봤던 90년대 후반 그는 미국 BMW의 사장을 지냈다. 2000년 로버 인수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경영진이 물러났을 때 그는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는 회장 취임과 동시에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며 그동안 BMW가 쌓아놓은 명성과 고급차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전략을 폈다. 이후 뉴 7시리즈를 성공시켜 대형차 시장에서 벤츠를 제쳤다.

2004년에는 BMW 85년 역사상 처음으로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지난해엔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BMW 102만3575대, 미니(MINI) 18만4357대, 롤스로이스 792대 등 2003년보다 9.4% 증가한 12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밖에 20여만대의 고성능 모터사이클도 팔았다. 현재 15개국에 22개의 생산 및 조립공장과 150여개국에 판매 네트워크가 있다.

판매 대수는 세계 14위권이지만 매년 2조~3조원(순이익률 5~6%)의 흑자를 내 순이익 순위에서는 5위 안에 들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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