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한의총 사실상 공개진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0일하오에 5시간여 진행된 민한당의원총회는 81명의 소속의원중 외유중인 2명을 제외한 79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소 격앙된 분위기속에서 열띤 발언이 속출.
의총이 시작되자 한광옥·김병오·이원범의원등이 차례로 일어서 『소속의원 전원이 현시국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개진해 결론을 얻어내자』 며『그러기 위해서는 의총을 공개로 진행하자』고 요구.
이에 임종기총무는 『의원총회는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며 회의에 들어 갔으나 뒷문을 열어 놓은 채 진행해 사실상 공개.
이날 의원총회는 그동안 소장의원들이 수시로 만나 분위기를 조정한 탓인지 지도부에 대한 공격이나 당내 비판보다는 지난 2년여의 야당활동에 대한 반성과 정부·여당의 자세에 대한 비판에 초점.
다음은 의원총희 발언요지.

<"여당의 시국관 너무안이">
△유치송총재인사=학원사태와 또 김영삼씨의 단식으로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국회에서는 바로 이같은 현시국을 보는 바른 자세부터 여당에 제시해야 된다.
여당은 시국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느낌이다. 정부·여당이 안이한 생각으로 우리 주장을 하나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도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종기총무보고=시국수습을 위해 야당이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자학적 풍조나 굴종의 자세를 버리고 결실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 언론문제·구속자문제·학원사태·정치해금문제등이 시급한 현안이나 정부·여당은 고정관념으로 야당의 입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오는 8·15를 기해 정치해금을 준비하고 있다는 비공식적인 얘기도 들리지만 우리는 이에 구애되지 않고 해금주장을 계속해 나가겠다.

<야요구 듣도록 협력대응>
△심혜섭의원=재야세력은 현체제를 부정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우리 당은 참여해서 개선하겠다는 자세인데 이번 기회에 관계 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박완규의원=국민들이 제1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 가고 물어 올 때 곤혹스러웠다.
대변인이 김영삼 단식에 관한성명을 내놓았다 취소하는 정치풍토를 간과할 수 없다.
△임재정의원=당의 진로를 논할 뿐 지도부를 공박하지 말자. 정치활동피규제자의 전면해제, 구속학생석방, 졸업정원제의 즉각 철폐등을 의총결의로 요구하자.
△강원채의원=제5공화국 참여세력으로서 지난 2년간 정국안정이라는 이름으로 침묵과 협조를 해야만 했다.
이제 툭툭 털고 우리본연의 자세를 찾을 때다. 지금까지의 민한당을 대화정치를 하지 않는 야당이라고 비난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번 임시국회에서조차 정치현안에 관한 우리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한광옥의원=이번 임시국회를 통해 민주화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 상대가 우리 요구를 1백% 수용못하겠다 하더라도 우리의 민주화노력을 국민이 인정할 수 있으면 된다.

<본연의 자세다듬을 계기>
△김병오의원=우리당이 야당다운 면모를 갖추도록 자생력을 키우자.
반달곰의 죽음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으면서도 학원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20일이상 김영삼씨 단식을 했는데도 한줄도 보도되지 않은 것은 언론자유가 없다는 증거다. 관계장관에게 책임을 묻자.
△안건일의원=이규호문교장관이 얼마전 일부대학생들이 반정부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좌경화하고 있다고 말한적이 있다. 대학생들의 순수한 의지를 모독한 것이라면 이 장관에 대해 책임을 묻자.
△허경만의원=불법과 비민주에 저항하지 않는 국민이라면 자유민주주의를 형수할 권리도 없는 것이며,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국회에서는 최근 정치현안 뿐 아니라 우리당이 이미 제기해 놓고 있는 국회법개정·지자제실시·규제자 전면해금등 민주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절차가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당은 국민으로부터 준엄한 비판을 면치못할 것이다.

<"나는 괜잖아" 생각 버려야>
△이원범의원=민한당이 야당구실을 어떻게 했기에 같은 소리를 해도 반향이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번 6월 국회에서 국회법·지자제관계법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전당직자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김태식의원=민한당은 이제 나만이 풀렸다, 나만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창당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견제하고 그들의 정치적 미숙과 잘못을 충고하고 시정시키고 보완시켜야 한다.
△박병일의원=우리의 자생은 자학과 자기 부정이 아닌 향상을 위한 것이다.
△이형배의원=국회법·지자제등 여야합의 사항이 이번에도 관철되지 못하면 야당이 설땅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자.
△이관형의원=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여당은 우리가 무슨 협조 의무라도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단호히 거부한다.
△홍사덕의원=대통령 잔여임기에 맞춰 민주화 5개년 계획을 마련하자.
이번 국회에 정치풍토쇄신법 폐기건의안을 내야한다.
△신상우부총재=대정부 질문자로서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 국회가 되어야 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겠으며 정부·여당의 성실하고 진실한 대답을 촉구하겠다.
△조중연의원=자생력에 의해 가는 당인지 바람부는 대로 가는 당인지 본회의 발언을 국민들이 주친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