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다보면 포스코 3년 이상은 삼성전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전문가가 뽑은 '장기투자 종목'

대표적 우량주인 포스코의 주가는 최근 한달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3월 넷째 주에 3%가 하락했다가 그 다음주엔 0.2% 올랐고, 4월 들어선 다시 2% 내렸다. 그러나 기간을 늘려잡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최근 1년간 주가는 12% 이상 올랐다. 포스코의 기업 가치를 믿고 1년간 장기 투자를 했다면 은행 이자의 세배 정
도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투자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길게 보면 이럴 때가 장기투자 유망 종목을 싸게살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 종목에 투자하면 좋을까. 국내 국내 10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연구소)로부터 투자기간을 1년과 3년으로 나눠 각각 세개씩 유망 종목을 추천받았다.

◆1년 장기 투자=올해 실적 예상치, 업종 경기 등이 종목을 고르는 주요 기준이었다. 또 부실 자회사 정리나 장기 투자 완료 등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있는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곳은 4개 증권사가 지목한 포스코였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매출.이익.배당.지배구조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가장 건실한 블루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포스코의 올해 영업 이익이 지난해보다 3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신세계.현대중공업 등 탄탄한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업종 대표주와 LG필립스LCD.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관련 주들도 장기 투자를 할 때 눈여겨볼 종목으로 꼽혔다. 금융주 중에선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두 곳의 리서치센터로부터 추천됐다.

중형주 중에선 웅진코웨이가 현대증권과 한투증권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계열사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높은 수익성과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1년전 7000원선이었던 웅진코웨이 주가는 현재 1만4000~1만5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수출 증가에 따른 매출 증대와 고배당이 기대되는 신도리코와 부실 자회사를 청산한 동아제약을 1년 장기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3년 장기 투자=10개 중 8개의 리서치센터가 삼성전자를 첫 손에 꼽았다. 이들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경쟁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컴퓨터 운용체계인 롱혼이 출시되는데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도 세계 각국에 현지생산 체제를 확충하고 있는 점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6개 증권사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제약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한 곳도 많았다.

한미약품(현대)은 비만치료제 등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약품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일동제약은 자회사 부도에 따른 부실이 정리되고 중소병원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 투자가 무조건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술력이나 자산 현황 등이 다른 기업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기업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관련 시장이 커질 수 있는 업종부터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