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민 재개 불가능하진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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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금년은 한국인의 브라질이민 제1진이 산토스항에 발을 디딘지 꼭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인사회는 그동안 온갖 시련과 악조건을 이겨내고 이제 브라질사회에 뿌리를 튼튼히 내려 꽂을 피울 시기를 맞고 있는 셈이지요』
평통명예자문위원으로 평통회의에 참석차 일시 귀국한 김성민브라질 한인회장(44·변호사)은 2만여 교민들의 대부분이 중류이상의 생활수준을 엄어섰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그동안 한·브라질양국의 두통거리였던 파라과이등 제3국을 통한 비합법적이민자문제도 이제는 어느정도 해결된 상태라고 전했다. 브라질정부가 81년 신외국인법의 개정에 따라 비합법이민자들에 대한 영주권부여를 전제로한 임시등록조처를 82년에 취했고 그 결과 5천여명의 한국인들이 혜택을 봤다.
그는 『지금은 닫혀 있는 브라질이민문제도 우리나라가 브라질에 경제 및 기술협력을 강화한다면 문호가 개방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고위인사의 상호방문과 체육·문화교류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교민들 거의가 가내봉제업으로 출발, 갗은 고초를 겪기도 했읍니다만 결과적으로 브라질 중류이하층의 의생활에 변혁을 가져온 것은 우리 교민들의 커다란 사회적 기여였읍니다』 -.
77년 변호사자격을 얻은 후 비합법이민자의 구조를 위한 활동을 통해 안타깝고 위험한 순간도 많이 겪었다는 김회강은 이제 교민들이 청소년선도문제와 브라질사회에 대한 한국교민들의 홍보활동을 강화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교민들의 절대다수가 사웅파울루에 모여 살고 그들의 90%이상이 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다는데.
『지금까지 우리는 유대인들로부터 비싼 원단을 사서 남이 잘때 덜자고 뼈빠지게 일한 댓가로 생산한 값싼 의류제품을 적은 이윤을 붙여 넘겼으나 교민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단제조공장등 생산재생산 단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모국의 외환은행등이 진출해 금융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고려해주길 고대하고있지요』
-아직도 남은 비합법이민자의 현황은.
『아직도 수천명의 비합법이민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파라과이나 아르헨티나등지에서 몰래 입국한 이들은 경찰의 끊임 없는 추적에 시달리며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정부의 능동적인 배려가 아쉽습니다.』
-일반한국인의 중남미 출입국이 극히 까다로울 정도로 중남미제국의 한국이민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은데 합법이민의 정상화전망은 어떤지요.
『과거 정부가 추진한 농업이민은 현지실정과 민법체계등을 몰라 실패했고 앞으로도 농업이민의 전망은 그렇게 밝지 못합니다.
브라질이 한국인의 이민길을 막은 요인도 농업이민의 정착지이탈, 제3국을 통한 비합법이민의 급증, 재산형성이 되면 미국으로 재이민하는 사례등이 늘어 났기 때문입니다. 농업이민을 재개하더라도 철저한 토질조사등이 선행돼야하며 농업에 종사할 것이란 확실한 배경이 있는 이민희망자들만 보내야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자본과 기술을 갖춘 이민자들이어야 한다는 셈이지요. 허물어진 신뢰회복이 급선무지요.』 <이수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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