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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아기 "국내1호"도 멀지않다|자궁기능은 정상이어야 가능|임신 성공률 20%…점차높아져|전세계 170명 탄생…국내서도 연구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8년7윌 세게최초의 시험관아기 「루이스·브라운」양의 탄생소식은 전세계 수백만 불임여성에게는 하나의 복음이었고 생명과학분야에서의 새로운 장을 연 쾌거였다.
그후 만 5년이 지난 요즘에 이르러 이러한 체외수정은 거의 보편화되어 매주 1명꼴로 시험관 아기가 태어나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구체화되어가고있는 이 체외수정에대해 그방법과 적용대상, 국내외현황 등을 이분야 전문가인 주갑순박사(경희대의대 산부인과)로부터 알아본다.
수정이란 원래 정자가 난관평대부에 진입해 난자와 만나 두핵이 융합, 접합체를 만드는 채내수정을 일컫는게 보통이지만 체외수정은 이와는달리 체외에서 인공적으로 수정을 시킨후 채내(자궁)에 이식하는점이 다르다. 즉 약 2백80일간의 임신기간중 가장 중요한 첫2∼3일이 체외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체외수정은 원칙적으로 난관불임에 대한 치료법으로 그 적용대상도 제한되어 있다. 즉 양측난관을 절제한 여성, 난관복원이 불가능한 사람, 임신기관이 정상인데도 임신이 안되는사람, 남편의 정충수가 적은 사람, 35세미만인 사람 (그이상의 연령에서는 성공률이 낮고 기형아 출산율이 높기때문)으로서 ▲자궁은 정상적이어야 하고 ▲난자를 채취할수있는 난소가 있어야하며 ▲배란이 되어야 하는 등의 필요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일단 체외수정도 본인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 그리고 본인의 자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난자·정자 등은 윤리와 도덕적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체외수정은 ▲난자채취 ▲정자채취 ▲체외수정 ▲체외배양 ▲자궁안착상 등의 과정을 거치게된다.
◇난자채취=가장 성숙되고 수정능력이 높은 난자를 채취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황체형성호르몬검사·질분비물검사·초음파진단 등으로 난포의 발육을 주기적으로 관찰한후 채취시기를 결정, 복강경으로 흡인한다.
과거에는 자연배란법을 이용했으나 요즘은 크로미드·HCG 등의 배란자극제를 사용해 다수(2∼8개)의 난자를 얻는방법을 쓰기도한다.
◇체외수정=채취한 난자를 배양액에 넣고 약5시간후 밀도나 운동성이 사전체크된 정충을 넣는데 18∼20시간이면 수정여부를 알수있게된다. 이때 특수한 배양액을 사용하여 여기에 항생물질·모친의 혈청이나 태반혈청을 넣는다.
◇체외배양=수정된 난자는 특수한 기상하의 성장배양액에옮겨 28∼48시간정도 배양하면서 세포분열된 수정난을 관찰할수있는데 이 수정난을 이식튜브에 옮겨서 자궁저부에 삽입하게된다.
이로부터 10∼12일째쯤 혈액검사를통해 착상이 확인되면 일단 임신에는 성공한 셈이된다.
각단계마다의 성공률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 임신성공률의 경우 80년 10%, 81년 10∼15%, 82년 15∼25%로 보고되어있으며 최근 미국의 이분야 선두주자인 동버지니아의대 「존즈」박사팀 (일명 노르포크팀)은 39%의 성공률을 보고한바있다.
임신후의 유산율은 일반 임신과 거의 같은데 지난해 10월 국제 체외수정 심포지엄에 보고되기로는 25∼41%라고. 결국 체외수정 시술자 1백명중 수정성공, 이식성공, 임신성공을 거쳐 분만까지 성공하는 사람은 8∼12명정도인 셈인데 산모의 나이가 적을수록 성공률이 높다.
비용은 미국이 3천∼6천달러며 일본은 50만엔정도로 추산하고있다.
이러한 체외수정아는 영국「스뎁토」팀의 60여명을 비롯, 호주·미국·오스트리아·폴란드·프랑스·서독에서 모두 1백70여명이 보고되어 있으며 임신중인 사람만도 1백50여명에 이르고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출산한바 있으며 일본(동북대 영목아주팀)에서는 10월하순께 태어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꾸준히 연구가 진행돼 오고있다.
이미 경희대팀은 필요한 시설을 완비하고 수정에 성공한바 있는데 제반여건이 성숙되면 언제든지 자궁안 이식까지도 시도할 예정으로 있다는 얘기다.
서울대병원에서도 거의 전단계의 테크닉을 확립하고 현재 1명의 전문가가 미국 노르포크팀에서 배양기술을 연수하고있어 내년쯤부터는 본격적인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일부 대학병원과 박모박사(충북 청주) 등 개업의들도 상당한 관심과 진전을 보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빠르면 내년에는 한국에서도 제1호 시험관아기가 태어날지도 모른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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