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독감도 조류독감의 일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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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립 질병통제센터(CDC)와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연구팀은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독감 바이러스를 재생하는 데 성공, 동물 실험을 거친 뒤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와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됐다.

스페인 독감이 조류독감의 일종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됨에 따라 지금의 H5N1 바이러스도 앞으로 사람 간 감염 우려가 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국토안보부 등은 "H5N1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조류독감의 인간 간 감염이 확인될 경우 세계적인 전염병이 될 것"이라고 이미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WHO는 "조류독감으로 최대 740만 명의 희생자가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스페인 독감 사망자의 조직 샘플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독감 바이러스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독감 바이러스 단백질의 아미노산 4400개 중 25~30개에서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면서 치명적 질병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다른 바이러스와 섞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H5N1 바이러스에는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 생긴 유전적 변이 중 50%가 일어났다. 연구팀은 "스페인 독감이 아시아 독감(57년), 홍콩 독감(68년) 등 과거 대규모 희생자를 냈던 다른 독감들과 달리 세포 침투력이 매우 높았다"고 지적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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