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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는 마술 공연까지 12년…성실은 마술사의 기본이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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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반열에 올랐음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마술사 최현우. 그가 대중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라온플레이 제공]

마술사 최현우를 아시나요. 국제마술사협회에서 주관하는 마술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한 실력파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술사입니다.

매년 새로운 내용으로 선보이는 최현우의 공연은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인데요. 저는 운 좋게 아빠와 함께 최현우의 매직콘서트 ‘더 브레인(The Brain)’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소중 친구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어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지난해 12월 30일, 마술사 최현우를 직접 만났죠. 지금부터 대한민국 최고의 마술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소개할게요.

―마술사가 되기로 결심한 건 언제인가요.

"고등학교 때 취미로 마술을 시작했어요. 그때는 성격이 소심해서 마술로 여자친구 좀 사귀어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직업이 되어 버렸네요(웃음).”

―마술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매일 연습하고 공부했어요. 마술이라는 게 단순한 트릭만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철학·수학·과학·심리학·예술 등 여러 분야를 공부해야 하거든요. 게다가 공연을 하려면 직접 연출도 해야 돼요. 공연연출이나 무대디자인, 조명이나 음악 등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죠.”

―누구에게 마술을 배웠나요.

"‘알렉산더 리’라는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 마술사가 있어요. 바로 이흥선 선생님이신데, 수능시험을 마치고 나서 그 분 밑으로 들어가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1호 제자였죠. 첫 무대에 서기까지 3~4년 정도는 계속 연습만 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 선보인 마술 중 가장 많이 준비한 마술은 무엇인가요.

"2013년에 공연한 하늘을 나는 마술이에요. 마술 기법을 익히는 것도 오래 걸렸지만, 자격을 얻는 데 정말 긴 시간이 걸렸어요. 마술에도 저작권이 있거든요. 하늘을 나는 마술은 세계에 4개 밖에 없는 진귀한 마술이에요. 제가 시도한 마술은 ‘데이비드 카퍼필드’라는 마술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었죠. 그 마술의 저작권을 사려면 엄청난 액수의 돈이 필요한데다 그가 인정할 만한 실력과 인지도를 갖추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돈·실력·명성을 쌓는 데 무려 12년이 걸렸죠.”

―마술에 필요한 도구는 어디서 구하나요.

"대부분 미국에서 들여옵니다. 마술업계에는 마술사 말고도 많은 직업이 있어요. 트릭을 개발하는 발명가, 마술 도구를 만드는 빌더, 공연을 기획하는 프로듀서, 도구를 꾸미는 디자이너 등이 대표적이죠. 빌더는 라스베이거스에 많이 살아서 마술 도구도 미국에서 들여오는 편이에요.”

―마술을 하면서 힘든 때는 언제인가요.

“항상 힘들어요.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하니까요. 소중 독자들처럼 학생일 때가 가장 좋을 때죠(웃음). 마술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아주 오랜 시간 연습해야 합니다. 먼저 트릭의 성공률이 100%가 될 때까지 연습하고, 다음에는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없는지 연구하며 발전시키는 거죠. 제 일과는 회사원과 비슷해요.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동료들과 회의하며 새로운 마술을 개발하죠.”

―마술의 아이디어는 언제 떠오르나요.

"매일, 매 시간, 매 순간이랄까요. 잘 때도 생각하고 화장실에서도 생각해요. 하루 종일 마술 생각만 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이 많죠. 뮤지컬·영화·책 등 눈에 들어오는 건 다 마술과 연결지어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영감이 자주 떠오르는 편입니다.”

―가장 자신 있는 마술은 무엇인가요.

"카드 마술.”

―마술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인터넷에 동영상 강좌가 많이 있어요. 방과 후 수업이나 동아리에서도 배울 수 있고요.”

―마술을 배우기 위해 어떤 태도가 필요한가요.

“요즘에는 마술을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프로 마술사를 꿈꾼다면 절대 마술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됩니다. 재미로 하는 게 아니라면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 실력도 늘고 얻어가는 게 생겨요.”

―마술사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재능보다 성실함이 중요해요. 저는 마술사가 된 스무 살 이후 휴가를 한 번 밖에 못 갔어요. 시간이 없었거든요. 마술사는 정말 할 게 많아요. 진짜 마술사가 되고 싶다면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예요.”

―마술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왜 문제가 되나요.

"분위기를 흐린다고 할까요. 마술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은 공연을 볼 때도 ‘나 저거 알아’라고 큰 소리로 말하곤 해요.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 말 한 마디가 마술사와 관객 모두를 욕보이는 거예요. 이런 친구들은 먼저 공연예술을 대하는 자세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인 고(故) 백남준 선생의 자서전에 이런 말이 나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술을 올림픽 경기로 만든다.’ 이 말은 사람들이 예술을 대할 때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누가 1등이고 누가 2등이다’라는 식으로 평가한다는 뜻이죠. 예술은 평가하는 게 아니라 감상하는 겁니다. 마술도 마찬가지고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마술을 만드는 것은 마술사의 몫이지만 마술을 관람하는 관람객 또한 성숙한 관람문화를 보여주면 좋겠어요.”

―2015년 계획은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투어를 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중국에서도 매직콘서트를 열 계획입니다.”

―소년중앙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저도 어렸을 때 소년중앙을 봐서인지 감회가 새롭네요(웃음). 소중 독자 여러분! 2015년에는 마술처럼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를, 생각이 밝은 건전한 청소년들이 되기 바랍니다.”

글=박준혁(서울 신기초 4) 학생기자, 정리=김대원 인턴기자 , 사진=라온플레이 제공

마술사 최현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술사 중 하나로 2002년 국제마술사협회에서 주관한 마술컨벤션에서 코미디·클로즈업·쇼맨십부문 3관왕을 휩쓸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마술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FISM 월드 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오리지널리티 어워드를 수상했다. 2011년 12월부터 6개월간 TV조선에서 방영한 ‘최현우 노홍철의 매직홀’에 출연해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마술사들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지금까지 『당신도 멘탈리스트가 될 수 있다』(2014) 등 4권의 책을 썼다.

박준혁 학생기자의 취재 후기

최고의 마술을 선보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노력에 대해 알게 됐어요. 또 마술 분야에는 마술사뿐만 아니라 마술 디자이너, 마술 개발자 등 관련 직업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매 순간 마술만 생각한다는 이야기, 마술 공연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역시 노력하는 자만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 한 해 최현우 마술사가 전국투어와 더불어 중국공연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응원할게요. 그리고 저 역시 항상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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