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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DNA' 안병훈, 유럽골프 무대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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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왼쪽부터 안재형, 안병훈, 자오즈민.

올 시즌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한 안병훈(24)이 데뷔전에서 가능성과 보완점을 동시에 확인했다.

 1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아부다비골프장에서 개막한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1라운드. 데뷔전에 나선 세계랭킹 176위 안병훈은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와 나란히 공동 8위에 올랐다.

 경기 내용도 매킬로이에게 뒤지지 않았다. 안병훈은 평균 드라이브 샷 288야드로 장타자 매킬로이(293야드)와 비슷한 거리를 보냈다. 드라이브 샷과 아이언 샷의 정확도는 매킬로이를 오히려 앞섰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는 전날과 달리 티샷이 좌·우로 흔들려 고전했다.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가 나오면서 3타를 잃고 공동 56위로 밀려났다.

 ‘한·중 핑퐁 커플’ 안재형과 자오즈민 부부의 외동아들인 안병훈은 아마추어 시절 매킬로이 부럽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유명 스포츠 스타 2세라는 배경에, 2009년 US 아마추어 골프선수권 최연소 우승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2011년 프로로 전향한 뒤 3년간 유러피언투어 2부인 챌린지 투어를 전전하면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2012년 상금랭킹 82위, 2013년 25위로 고생하다가 지난해 롤렉스 트로피 우승으로 상금랭킹 3위에 올라 15위 내 선수에게 주는 1부 투어 풀 시드를 받았다.

1m87cm, 87kg인 안병훈은 장타를 날리고 아이언 샷도 좋다. 넉넉한 체구만큼이나 진득한 성격에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장점이다. 부모에게 인내심과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도 물려받아 경험이 쌓인다면 더 큰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안병훈은 올 시즌 1차 목표를 상금랭킹 110위 내에 들어 시드 유지로 잡았다.

 선두는 이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한 마틴 카이머(31·독일·13언더파)가 올랐다. 매킬로이는 15번홀(177야드)에서 9번 아이언으로 프로 첫 홀인원을 기록했고, 11언더파 3위로 올라섰다. J골프가 17~18일 오후 6시부터 3~4라운드를 생중계한다.

아부다비=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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