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개 고정간첩망 8명 검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가안전기획부는 26일 기술연수 및 산업시찰을 구실로 일본에 건너가 북괴공작원에게 포섭된 후 서울과 춘천을 거점으로 암약해온 고정간첩 김성규(43·조선신·약상무) 오주석(50·전 새시대슈퍼체인 영업이사) 송석민(33·D건설부평공장기계주임) 등 일당 7명과 마카오 우회간첩 김병규(52·마산극동자동차중장비학원원장) 등 2개 간첩망 8명을 검거, 이중 5명을 구속송치하고 3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안전기획부는 이번에 검거된 간첩들의 특징은 ▲북괴가 보안과 증거노출 문제들을 고려해 국내 거점책을 이용, 친척·인척 중에서 포섭대상자를 물색했고 ▲사전에 서신암호를 약정한 후 대담한 서신공작을 전개했으며 ▲제주도가 국제자유항으로 개방되면 이를 대남공작의 전진기지로 이용코자 획책했고 ▲해외영주권을 가진 교포를 이용해 국내사업을 가장, 침투시킨데 있다고 밝혔다.
국가안전기획부는 북괴가 내부적으로는 김정일의 실권장악에 따른 권력암투와 만성적 경제난 및 전쟁준비강행으로 주민들의 불평불만이 한계상황에 이르렀고, 대남면에서는 가을의 IPU서울총회 및 85년 IMF총회,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 등으로 국제적 고립을 우려한 나머지 이를 비방하기 위한 각종 방해책동을 시도하고 있으므로 북괴의 유언비어유포와 선전선동에 현혹되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요망했다.
◇서울·춘천간첩사건
▲간첩 김성규=80년11월초 일본중소기업 협업집단화 시찰구실로 도일, 당고모인 김종주(52)의 주선으로 재일북괴공작원 안교윤(52·일본복도현 조총련초중급학교장) 김문자(46·조총련초중급학교사무원) 부부와 접선했다. 김은 안으로부터 국내에 잠입하면 △중부지방○○비행장의 시설 및 경비실태를 보고할 것 △제약업계동조세력규합 △지하당 구축 △출소좌익죄수·데모주동학생을 포섭, 도일주선 ▲제주도가 국제자유항이 될 경우 공작지점으로 이용토록 대비할 것 등의 지령을 받고 소형카메라·공작금 일화b만5천엔(한화46만원)을 받아 80년11월15일 귀국, 비행장시설 등을 안에게 서신으로 보고했다.
▲간첩 오주석=6·25 때 적극 부역한 후 이를 숨기기 위해 53년부터 8년간 경찰에 위장투신한 자로 현재 춘천지방 유지로 행세하면서 80년5월 도일, 안·김 부부에게 포섭되어 국내 병기생산실태·동해안 경비시설 등 자신이 알고있던 군사기밀을 제보했다.
▲간첩 송석민=78년8월 기술연수교육차 도일한 것을 이용, 장모 김종주의 주선으로 북괴공작원 안교윤과 접선, 지령과 함께 공작금 23만엔(한화 69만원)을 받고 귀국했다. 그는 근무처인 부평인근부대의 위치·임무·병력·원자력발전소 건설실태 등 군사 기밀을 탐지, 보고했다.
▲간첩방조자 김종주=일본에 있는 조카 김문자(안교윤의 처)가 조총련의 핵심원임을 알면서도 둘째 사위인 송석민, 조카인 김성규와 오주석 등을 안·김 부부와 접선토록 주선하는 등 간첩활동을 도와왔다.
◇마카오 우회간첩사건
▲간첩 김병규=64년 마카오로 이주한 뒤 북괴공작원에게 포섭되어 75년6월 중공 광주 북괴공관에서 김일성 생일축하편지 등을 작성, 제출한 뒤 공작지령을 받고 마카오로 복귀했다.
75년9월에는 북경을 통해 입배, 평양에서 세뇌교육을 받고 『남조선침투 여건조성』 등의 지령과 함께 공작금 홍콩달러 10만달러(한화1천만원)를 받아 마카오에 한국음식점 「고려옥」 등 공작거점을 마련하고 교민실태를 보고했다.
국가안전기획부는 간첩 김성규 등 4명은 간첩죄로, 통신연락망 안교도(41·의성B고교교사·안교윤의 4촌동생)는 국가보안법위반죄로 구속하고, 간첩방조자 김종주는 고혈압 환자임을 감안해 불구속 송치했으며, 이세민(69·전 송도산업 현장사무원) 김종현(47·무직) 등은 개전의 정을 참작해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