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대포전쟁 '내가 넘겨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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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포스트 시즌에서는 대체로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다. 단기전 성격상 정예 투수들을 총동원하기 때문에 정규 시즌보다 마운드가 견고하다. 그렇다고 타자들이 그냥 주저앉지는 않는다. 높아진 마운드를 훌쩍 뛰어넘는 타자들이 언제나 등장한다. 팽팽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선 굵은 두 명의 타자, 제이 데이비스(한화)와 이호준(SK)이 높아진 상대 마운드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위를 훨훨 날고 있다.

◆ 데이비스=3일 3차전에서 홈런 1개를 비롯해 2타점.2득점을 올렸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6타점에 0.357(14타수 5안타)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3차전이 끝나고 인터뷰실에 들어선 데이비스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그때마다 데이비스는 "팀을 위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홈런을 친 뒤 유지훤 주루코치에게 한 거수경례는 데이비스의 팀에 대한 '충성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데이비스의 타격은 팀 타선과 따로 놀지 않는다. 3차전 2점 홈런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날 3-3 동점이던 7회 2사 이후에 상대 투수에게 안타를 뽑아낸 것도 팀플레이의 결과였다. 1차전에서는 조원우가 출루하면 기다렸다는 듯 적시타를 쏙쏙 뽑아냈다.

◆ 이호준=3차전 9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이호준은 역투하던 한화 최영필을 상대를 안타를 쳐냈다. 끝까지 갈 기세였던 최영필은 이호준의 안타로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에 앞서 이호준은 6회 말 최영필에게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SK가 이호준을 상대로 뽑은 유일한 득점이었다. 이호준은 2, 3차전에서 연속 홈런을 때렸다. 1차전은 부진했지만 상승세가 눈에 띈다. 3차전에서는 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0.384(13타수 5안타)로 고공비행 중이다.

한편 김인식 한화 감독은 5일 4차전 선발로 문동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4차전에서 끝을 내고 쉬는 시간을 더 갖겠다는 얘기다. 문동환은 1차전에서 9이닝 동안 1실점 하며 완투승했다. SK의 4차전 선발은 크루즈다. 정규 시즌에서 한화와 두 번 만났다. 한번은 잘 던졌고(7이닝 1자책점), 한번은 부진했다(2와 3분의1이닝 동안 6자책점).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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