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한국·유럽] 유럽 정보화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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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면

유럽의 정보화 수준은 휴대전화 보급률을 제외하면 한국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편이다. 특히 인터넷에 접속하는 환경은 여전히 답답한 수준이라는 것이 유럽 현지에서 근무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근무를 마치고 올해초 귀국한 정보통신부 이상진 소프트웨어진흥과장은 "속도도 느릴 뿐 아니라 영문자료 또한 부족한 편"이라며 "초고속인터넷망이 한국에 비해 2~3년 낙후됐다는 사실을 유럽인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말 현재 서유럽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2.7%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벨기에의 경우 50만가구, 영국은 20만가구 수준이다.

그리스는 당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아예 제공되지 않았다. 대부분 전화접속이나 종합정보통신망(ISDN)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ISDN도 거의 모든 국가에서 독점으로 운영되면서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깔린 전화선도 오래된 구리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하루 아침에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유럽정보화 전문가인 송민정 KT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사람들과 달리 인터넷의 속도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인터넷 인프라보다는 각종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열을 올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이동통신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1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인구 1백명당 이동통신 가입자수가 61명인 데 반해 이탈리아(84명), 노르웨이(83명), 오스트리아(81명), 영국(78명), 핀란드(78명)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럽형 디지털이동통신 방식인 GSM으로 통일돼 있어 국경을 넘나들어도 전혀 불편없이 통화가 가능하다. 통신망을 통해 하나의 유럽으로 묶으려는 시도가 유럽연합(EU)에 의해 시도되고 있어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

지난해 5월 말 발표된 'e-유럽 2005 계획'은 유럽의 본격적인 정보사회 진입을 목표로 고품질의 통신서비스 제공에 최우선의 역점을 두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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