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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차림 형식으로 작품 전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상차림 형식을 빌어 작품을 선보이는 이색 전시회가 열려(20일까지) 화제.<사진>
「5월의 만찬」이란 부제가 당린 이 전시회는 명보낭(대표 남기숙)이 기피한 금속공예전으로 중견 여류 금속공예가인 김승희·유이지·이승원씨 등 3인이 초대출품하고 있다.
아침상을 차린 이승원씨는 2인용 식탁에 코피주전자·알콜 램프·큰 접시·계란받침대·소금그릇·후춧가루그릇·설탕그릇·프림그릇·레먼주전자·꿀주전자·스푼·포크·냅킨마리 일습을 갖추어 놓았다.
간단한 간식상을 차린 유이지씨는 자신이 꾸민 식탁을 『홍차와 코피』로 명명.
홍차주전자·홍차방침·설탕통·프림통·쟁반·사탕그릇·과반·차숟갈·스푼·꽃병 등으로 구색을 갖춰 놓았다.
아침·간식이 서양식탁으로 꾸며진데 반해 저녁상은 우리의 예스러운 상차림.
김승희씨가 꾸민 저녁상은 손잡이에 태극문을 상감한 9절판·국자·숟갈·젓가락·탕기·술주전자와 술잔주발·찬그릇·촛대로 얌전히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특징은 정은을 재료로 사용했다는 것. 지나치게 연한 순은의 걸점을 보완하기 위해 순은 92·5%, 동 7·5%를 합금하여 만든 정은은 단단하고 산화가 잘 되지 않아 은백색이 오래 보존돼 가장 실용적인 은의 합금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초대된 3인은 단순함(이승원) 예리함(이리지) 고유함(김승희)으로 각각 자신의 작품세계를 드러내 보여 좋은 대조를 이룬다.
현재 김씨는 국민대 조형대학 부교수, 유씨는 서울대 미대 전임강사, 이씨는 원광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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