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RV덕에 자동차 수출액 사상 최대치…수출량은 2년째 감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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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한 자동차 대수는 2년째 줄었지만 레저용차량(RV) 과 같은 고가 차량의 수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수출한 자동차 대수는 306만1003대로 전년보다 0.9% 줄었다. 2013년에 이어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동유럽과 중남미 지역의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GM 쉐보레 브랜드의 서유럽 철수로 한국지엠의 수출도 급감했다.

자동차 수출금액은 489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3년보다 0.6% 늘었다. 가격이 비싼 RV의 수출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은 수출량이 9.2% 늘었고, 수출 비중도 38.1%로 전년(34.5%)보다 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SUV는 세단에 뒤지지 않는 연비와 승차감을 갖추고 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하면서 수출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차는 수출량이 13.7% 감소하면서 인기가 식었다. 소형·대형승용차 수출로 각각 4.8%, 0.6%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국 수출이 79만8000대로 17.1% 늘었고, 중동 지역 수출도 55만8000대로 3.8% 증가했다. 반면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 수출은 23.5% 줄었고, 중남미와 유럽연합(EU)도 각각 13.2%, 14.7% 수출량이 줄었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생산량은 452만5000대로 2013년보다 0.1% 증가했다. 산업부는 “작년 하반기 주요업체의 부분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지만 내수판매 증가에 힘입어 감소는 면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65만8000대로 전년 대비 7.6% 늘어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국산차 판매는 4.4% 증가했지만 수입차는 전년보다 36.1% 증가한 21만 5000대가 팔렸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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