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발전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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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황당무계한 얘기만은 아니다. 외신에 따르면 소련은 몇년 안으로 우주에 태양열발전소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 우주발전소는 지금 소련 전역에서 생산되는 전력과 맞먹는 대량의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라고 한다.
소련의 발전량은 2억6천만km. 우리나라의 26배나 되는 규모다.
태양「광」 발전이나 태양「열」발전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광발전은 양?체를 이용한 태양전지의 아이디어. 열발전은 빛을 모아 그 열로 고온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리는 발전방식.
문제는 우주발전소에서 모은 태양에너지를 어떻게 지구로 보내느냐다. 물론 전선을 가설할 수도 없다.
과학자들은 바로 그 이론에 몰두하고 있다. 전파에 실어 지상의 변전소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제시한 학자도 있다. 전파란「마이크로웨이브」를 말한다. 어떤 학자는 레이저광선을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소련학자들은 광간(에너지 빔)으로 전환시켜 지구로 가져오는 궁리를 하고 있다.
열쇠는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인가에 있다.
미국은 벌써부터 태양에너지 우주중계시스템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2003년에는 백억와트쯤을 실용에너지로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와 있다.
이런 꿈을 현실로 한발짝 다가서게 한 것은 역시 「스페이스셔틀」(우주선)의 성공이다. 지금으론 미국의 자주 개발기술이 소련을 앞서고 있지만, 소련 쪽의 추격도 만만찮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미해결의 문제는 아직도 많다. 「마이크로웨이브」의 열반응이 그 첫째다. 컴퓨터를 장치해 그 파장을 조정할 수는 있다. 바로 그 컴퓨터가 고장이 날 경우 송신은 자동으로 끊어지고 말 것이다.
경제성도 생각하지 앉을 수 없다. 현재 화력발전으로 1kw의 에너지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국제시세로 60만원 정도다.
우주태양발전소의 경우 그 출력을 백메가와트(백만km)로 생각해보자. 최근 일본의 우주과학연구소에서 그 경제성을 따져본 일이 있었다. 우주 공간에 그만한 발전소 건설을 위해 적어도 5천t 규모의 자재가 필요하다. 이것을 셔틀에 실어 나르는 비용은 5조원 정도. 여기에 자재값 3조원을 합하면 적어도 8조원이 든다.
그 비용을 1km로 나누면 8백만원. 화력발전 비용의 10배도 훨씬 넘는다.
우주태양발전소에 필요한 자재, 철, 니켈, 알루미늄 등은 달이나 그 밖의 우주 공간에도 대량으로 있다. 만일 우주 기술이 발달해 그것을 활용할 수 있다면 비용은 훨씬 줄어둘 수도 있다.
향후 10∼20년 안에 그 비용을 km당 60만원쯤으로 줄일 수 있다면 지상의 에너지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는 셈이다. 태양에너지는 수십억년을 쓰고도 남을 만큼 무진장하다.
기술의 진보가 계속되는 한 자원의 개발도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인류의 종말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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