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확장, 교단중흥의 기틀마련 경전 새롭게 번역, 교리 현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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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년 임기동안 대내적인 종교사업으로는 교세배가운동을 펴 교단중흥의 기틀을 다지고 대외적 사업으론 사람이 곧 하늘(사인여천)이라는 교리상의 인본주의정신을 따라 인간성회복운동을 널리 전개할 작정입니다. 』
신임 고정열천도교교령은 앞으로 교단의 모든 포덕사업과 시대사업의 최종 목표는 천도교가 큰 몫을 한 3·1운동에 나타났던 민족얼을 오늘에 되살려 남북통일의지로 집결시키는데 두겠다고 했다.
구체적 시대사업으로는 경전을 새롭게 번역, 교리현대화를 이룩하고 모든 신앙의식과 교단행사등을 시대에 맞게 정비하겠다는것-.
『내자신부터가 옮은 전도교인이 돼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교단의 종무행정도 근본적으론 신앙에 바탕을 둔 화합을 우선해 집행하고 천도교중요교리의 하나인 동제일체의 포용력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 나가려고 해요.』
고교령은 천도교가 주도했던 동학혁명정신의 계승과 재현문제도 지금까지의 의례적인 기념행사를 지양하고 학계와 공동으로 철저한 사료수집과 연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동학정신의 신앙적 실천으로는 근로자·농민대상의 포덕 활동계획을 수립,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특히 내년의 동학혁명 90주년에는 기념논문집 발간을 비롯한 대대적인 행사를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도정등의 원직(성직)을 맡아 오직 신앙생활만을 해온 고교령은 뜻하지 않은 오령추대로 40년동안 몸담아온 교직을 정년 30개월을 앞두고 사임했다. 『나를 바라보던 학생들의 눈빛이 어른거려 만감이 교차할 뿐입니다.』
교령부임 하루전 경남 남해상고교장직을 사임한 고교령은 교단행정을 맡는 주직은 처음이지만 시대를 앞서 이끌었던 과거 천도교의 민족종교적 역할을 기어이 되살려보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펼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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