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껴봐, 가져봐 … 이통사 '폰 카페'의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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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SKT 유비쿼터스 존

KTF 멤버스 플라자

LGT 폰 앤 펀

이동통신회사들이 고객 체험 공간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도심 속의 오아시스처럼 만들어, 오가는 고객들이 편히 쉬는 것은 물론 각종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게 배려하기 위해서다. 속도 경쟁과 새로운 서비스 출시 경쟁 못지 않게 고객과의 접촉이 중요하다는 판단도 체험 공간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영국의 이동통신회사인 오렌지와 미국의 스프린트 등도 고객 체험 공간을 확충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것보다는 체험을 파는 게 고객과 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고급 커피점처럼 화사하게=서울 지하철 강남역 사거리 인근 KTF '멤버스 플라자'(지점)는 고급 커피전문점 분위기를 연상케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한 실내 장식과 향긋한 커피향에 깜짝 놀라는 고객이 많다. 플라자 안에는 자바 시티 코리아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고, KTF의 각종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물론 이곳에서는 요금 납부와 휴대전화 명의변경.해지 등 각종 서비스도 제공된다. KTF 고객은 마일리지를 이용하면 50%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KTF는 지난해 말 강남지점을 이처럼 고급스럽게 리모델링한 데 이어 제주.서광주.동대구 지점을 3월과 5월 리모델링했다. 또 내년까지 나머지 49개 지점을 모두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폰 앤 펀'이란 초록색의 화사한 간판을 볼 수 있다. 예전의 이동통신 대리점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곳은 LG텔레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객 체험공간이다. 초록색의 시원하게 탁 트인 내부 디자인은 고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더해준다. 폰 앤 펀은 SK텔레콤이나 KTF 등 경쟁사 고객에게도 개방돼 있다. 길을 가다가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해야 할 때, 아무 부담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편안한 쉼터와 함께 커피도 무료로 제공된다. 또 최신 휴대전화기를 만져보고 각종 기능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 폰 앤 펀에서는 LG텔레콤의 음악 포털인 뮤직온에서 휴대전화로 내려받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각종 게임과 모바일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모든 콘텐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현재 전국 52곳에 폰 앤 펀 매장을 구축했으며, 앞으로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 첨단 시설도 갖췄다=SK텔레콤은 8월 말 인천국제공항 3층 일반 구역에 123평 규모의 정보기술(IT)체험관 'u(유비쿼터스)존(zone)'을 설립했다. 'u 존'에서는 대표적인 유비쿼터스 서비스로 꼽히는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와 디지털 홈, 텔레매틱스, 3세대 이동전화(WCDMA)서비스, 휴대전화 게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관람 내용을 안내하는 '모바일 도우미' 서비스도 해준다. 관람객들은 u존에서 스스로 각종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서울 용산과 부산 서면에 체험공간 '네이트 존'을 지난해 설립했다. 네이트 존에 비치된 휴대전화를 이용해 영화 예고편을 볼 수도 있고 3차원 입체영상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KTF는 멤버스 플라자와는 별도로 문화체험 공간인 '나지트'를 서울 대학로와 대구.광주 등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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