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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프로] '사스' 괴질 대란의 전주곡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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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때문이다. 바이러스의 성질과 전염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따라서 치료법도 없다는 사실은 인류에게 무력감까지 준다. 현재까지 각국에서 사스로 사망한 사람이 4백50여명, 감염된 사람이 6천5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대체 이 괴질은 어떻게 발병했으며 인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사스의 발병원인과 전망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다큐멘터리 '충격보고, 사스(SARS)의 실체'(사진)가 EBS에서 14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영국의 채널4 방송사가 5월 초 방영한 'Killer Bugs'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다. 이 프로그램은 사스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발병과 확산경로를 과학적으로 추적해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는 폐렴과 유사한 괴질 환자들이 발생했다. 사실 중국 남부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고 위생상태가 열악해 각종 독감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여겨지며 '세균 배양기'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사실을 숨겼다. 그리고 올해 2월 말. 괴질 환자를 치료하던 중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사가 친지 결혼식 참석차 홍콩을 방문하면서 본격 확산됐다.

이 프로그램은 이 의사가 병을 얻은 상황 및 전파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수법을 이용해 치밀하게 파고 들어간다. 특히 수많은 사스 환자를 치료하면서 백신 개발에 전념하는 의사 및 면역학자들과의 꼼꼼한 인터뷰, 가족 및 사회와 격리된 채 지내는 사스 추정환자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괴질의 실체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제작진은 사스 확산의 근본적인 원인이 세계화에 따른 이동 증가와 환경파괴라고 진단한다. 특히 앞으로 신종 전염병들이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볼 때, 사스의 확산은 인류에게 새로운 삶의 양식을 요구하는 자연의 신호인지도 모른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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