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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4분기 실적 지켜볼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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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그리스 총선과 유가하락 같은 대외변수에 4분기 ‘어닝쇼크’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도 방향을 잃었다. 7일 코스피지수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장중 1880선 마저 위태로운 상황을 연출하다가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전날 보다 1.38포인트 오르면서 간신히 1880선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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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지난해 11월에 제시한 것보다 낮췄다. 하나대투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그리스 정치 불안뿐 아니라 국제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의 부도위기가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수익성이 나빠진 국내 증시가 대외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코스피 예상 밴드를 기존 1880~2200에서 1830~2150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도 “지난 3년 가까이 어닝쇼크가 반복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며 “연초에 주가가 오르는 ‘1월 효과’는 대외변수와 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올해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4분기 기업실적 발표를 본 뒤 투자하라”고 입을 모았다. 강현철 연구원은 “시장에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원대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2조원 이상 늘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4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한번도 예상치를 넘어선 적이 없기 때문에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는 2월 초까지 기다렸다가 기업 의 실적 개선을 확인한 후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는 얘기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 “실적 발표 초반에는 실적에 따른 종목 장세가 나타나다가, 전체적인 이익 흐름이 가늠되는 후반에 코스피의 방향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이익이 늘어난 기업들은 추가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중소형주가 이익개선 폭이 클 것”으로 봤다. 과거 통계를 봐도 1월 증시에선 대외변수에 덜 민감한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성과가 좋았다. 신한금융투자 류주형 연구원은 “1월 증시에선 코스닥 중심의 중소형주 투자가 승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1월에 코스닥의 수익률이 코스피를 앞선 사례는 8번이나 된다”며 “같은기간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보다 1월 평균 3.4%포인트 초과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요즘처럼 악재가 이어질 땐 최대한 위험을 피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성이 뛰어나 꾸준히 실적이 늘어나는 기업들은 대외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중국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한류 콘텐트 기업과 모바일 결제시장을 이끄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배당 확대 정책으로 올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류주형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발표 때 배당 증가를 공시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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