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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연봉 400만원 받는 배우가 상당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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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협회에 등록된 연기자 1천600명 중 방송 3사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고작 200여명에 불과하다.” (탤런트 유태웅)

“직장인은 해고되면 실업수당이란걸 받지만 연기자는 그렇지못하다.1년에 연봉 400만원 받는 배우가 상당수다. ”(김영섭 SBS드라마 책임프로듀서)

한국방송연기자협회(이사장 김성환)가 24일 경기도 양평에서 ‘방송연기자 자기개발 및 재교육’에 대한 토론회를 갖고 배우들의 자기계발과 재교육 및 활동 지원을 위한 시설 설립이 절실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대해 방송사 간부들과 정치권을 대표한 우상호(열린우리당)ㆍ정병국(한나라당) 의원도 “교육센터 설립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이 자리에는 사미자, 연규진씨등 2백여명의 중견급 방송연기자들과 방송사 PD, 국회의원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창화 상명대학교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방송연기자의 인력과 재능을 계발하고 지원하는 시설과 기구가 전무했다”고 지적하고 연기자 재능계발센터 설립과 적절한 운영을 제안했다. 김교수는 “한류 붐에 따른 방송연기자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과 아울러 방송연기자에 대한 체계적인 재교육 및 자기계발 등이 시급한데도 대부분의 연기자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면서 “한류 붐의 지속과 질 좋은 문화컨텐츠의 해외 전파를 위해 방송연기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국제무대 진출을 위한 사회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운현 MBC 드라마제작국 부국장은 “과거에 비해 요즘 신인 연기자들은 연기적인 기본이나 소양이 부족하다”고 꼬집으며 “과거엔 신인과 중견 연기자들이 한 프로그램에서 마주치며 연기에 대한 교육이 자연스레 이뤄졌으나 최근들어 중견 연기자의 출연기회가 줄어들면서 선배가 현장에서 신인을 교육하는 기능이 축소됐다”며 “이는 드라마 연기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섭 SBS 드라마 책임프로듀서(CP)는 연기자 개인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없으면 재교육 프로그램의 목적을 찾기 힘들다고 거들었다. “한류(韓流) 한류 말하지만 그건 몇몇 스타만들의 이야기”라고 운을 뗀 뒤, “직장인은 해고되면 실업수당을 받지만 연기자는 그렇지 못하다. 1년에 연봉 400~500만원 받는 배우가 상당수인데 이들에게 수당 등으로 금전적인 지원 방안을 찾아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상훈 방송연기자협회 이사는 “기존 연기자들의 인성, 신체, 교양훈련 등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이 요구된다”며 “교육 센터를 통해 생명력있고 창의적인 연기자를 배양하자”고 제안했다. 최이사는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협회에 등록된 연기자 중 60%가 연 2천만원 미만의 연봉에 85%가 경제적인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 “이로인해 자기계발은 꿈도 못꾸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정일성 극단 ‘미학’대표는 대통령이 연극을 안보는 유일무일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고 비꼬면서 “협회가 주관하는 교육센터를 통해 선후배간 주고받는 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진정한 배우는 라이브에 강해야 한다”면서 “라이브무대와의 교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탤런트 유태웅은 “연기자협회에 등록된 인원은 1천600명이지만 방송 3사에서 활동하는 이는 200여명에 불과하다”고 연기자의 현실을 전했다. 또 “TV 드라마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배우들의 예절과 인성이 올바르지 않을 경우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 교육과 자기계발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상호 열린우리당의원은 “정치권에서도 연기자 재교육시설의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방송사와의 긴밀한 협조도 당부했다. 다만 실업 수당 문제에 대해서는 자존심과 복지문제와 연계되기에 연구 및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방송발전을 위해 발전자금이 연기자의 재충전을 위해 재투자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송위원회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대상”이라 말했다.

김현준 KBS 드라마 1팀장은 “센터 설립을 위한 재원에 대해 국회의원이 명쾌하게 대답했다. 이제 연기자협회와 방송3사가 추진위원회 등을 만들어 일을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양평=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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