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포프 정체 아직도 베일속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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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부인이 과연 누구인지 아직 불명 브레즈네프처럼 「사람내음」 안풍겨 사치·부패 싫어하는 성격 정도만
「유리·안드로포프」가 세계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는 자리에 앉은지 4개윌여. 그러나 그는 아직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그의 공적 경력말고 신상이나 성격같은 것들에 관해선 소련 국민들도, 바깥세상 사람들도 아는바가 별로 없다.
최근 그가 갑자기 입원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을 때도 서방관측통과 보도기관들은 그의 병력을 모르기 때문에 소련 소식통들이 전한 『신장염 및 심장질환』이란 막연한 병명에 아무런 설명도 덧붙일 수 없었다.
예를들어 미국의 정보전문가들은 「안드로포프」가 도대체 보드가 술을 좋아하는지의 여부도 모른다.
가장 쉽게 알 수 있을법한 몸의 규격도 추정치만 나와 있다.
키는 1백70㎝∼1백80.5㎝, 체중은 조금 안팎. 부모의 신원도 자신있게는 말할 수 없다.
학교는 소련정부가 공개한 자료엔 폐트로자보드스크 대학을 다닌것으로 돼있지만 미확인.
아무튼 대학졸업은 안한 듯 하다는게 전문가들 사이의 통설이다.
정치초년병 시절을 핀란드 국경의. 카렐리아 지방에서 보냈으며 2차 대전때는 레닌그라드격전에 참여했다는 등의 경력사항들 역시 미확인이다.
부인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조차도 모른다.
자녀들에 관해선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말은 소련잡지의 기고가이며, 아들 「이고르」는 최근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 안보회의에 소련대표단의 한사람으로 나왔던 덕분에 다른것은 몰라도 영어를 잘한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안드로포프」자신의 소문난 영어실력은 아직은 그저 「소문」으로 머물러 있다.
예술 애호가란 소문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몸을 다친적이 있는지 그의 자세는 유난히 구부정하다.
오른쪽 눈썹은 일부가 없다. 목소리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정도. 머리칼은 많이 세어 잿빛. 악수하는 손엔 힘이 있는 편이며 몸집은 전형적 소련지도자들처럼 비둔하지는 않으나 마른편도 아니다.
당서기장이 되기전에도 가끔 얼마동안씩 자취를 감추었던 걸로 보아 지병이 있음은 틀림없는 듯 하다.
주로 심장 및 순환계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의 입원설과 함께 흘러나온 얘기로는 만성신장염도 앓고 있다고 한다.
당뇨병 때문에 간·심장·신장·시력이 모두 나빠졌다는 얘기도 있고, 아르메니아 병이라는 특이한 질환을 갖고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것도 아직은 위험할 정도의 중증은 아니며, 정신력은 누구 못지 않게 명민하다는게 중평이다.
대인 관계에서, 특히 외국손님을 맞을 때 「안드로포프」는 매우 정중하고 상냥해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하지만 예전 「브레즈네프」가 보드카를 꿀꺽꿀꺽 들이키거나 멧돼지 사냥을 할때 물씬 풍기던 「사람내음」은 「안드로포프」에게선 맡기 힘든 것 같다.
「브레즈네프」는 포옹을 즐겨했다.
이에 비해 「안드로포프」 체질상 그런 신체적 접촉은 즐길 것 같지 않다.
「브레즈네프」와의 또다른 차이는 고급 자동차 수집같은 사치스런 버릇이 없고 검소하며 부패를 싫어한다는 점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그는 카리스마적 저도자라곤 할 수 없다.
TV방송을 이용하는 빈도도 전임자들보다 적다.
앞으로 시간이 가면서 「안드로프프」에 관한 보다 많은 정보들이 입수될 것이다.
그러나 얻어지는 정보들을 모두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경♀한다.
그의 과거는 너무나 흐릿해 사실과 신화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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