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탄환' 게이틀린 역전 질주 남자 100m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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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총알 탄 사나이’ 게이틀린(오른쪽에서 둘째)이 무서운 스퍼트로 골인 직전 스콧(右)을 제치고 있다. [대구=뉴시스]

'단거리 황제'의 스피드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저스틴 게이틀린(23.미국)이 23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우승, 황제의 위용을 뽐냈다.

지난 8월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와 200m 2관왕인 게이틀린은 이날 레이스에서 치명적 약점인 스타트 부진으로 중반 이후까지 동료 레너드 스콧(세계선수권 100m 6위)에게 뒤졌다. 그러나 질풍 같은 대시로 80m 지점에서 스콧을 따라붙은 뒤 골인 직전 전세를 뒤집는 괴력을 발휘했다. 게이틀린의 우승기록은 10초26으로, 2위 스콧에 0초02 앞섰다.

경기 후 게이틀린은 스타트가 늦었던 데 대해 "잠자느라고 출발 총성을 듣지 못했다"고 농담을 한 뒤 "스타트가 늦어 항상 손해를 본다. 이 점을 집중 보완해 내년엔 반드시 세계기록(9초77.아사파 파월)을 깨겠다"고 말했다. 게이틀린은 또 "한국의 자연과 사람들이 다 좋다. 내년에도 초청해 준다면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100m에서는 1m57cm의 '수퍼 땅콩' 로린 윌리엄스(22.미국)가 11초50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쿠비바 구젤(11초76)을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헬싱키대회 100m 금메달리스트인 윌리엄스는 이날도 빠르고 파워 넘치는 쇼트피치 주법으로 4만5000여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여자 5000m에서는 '세계 최강의 장거리 시스터스'인 디바바 자매가 여유있게 1, 2위로 골인했다. 헬싱키 세계선수권 5000m.1만m 우승자인 동생 티루네시가 16분30초57로 1위, 동메달 2개를 땄던 언니 에제가예후가 16분32초42로 2위를 했다. 이은정(삼성전자)은 자신의 한국최고기록(15분42초62)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6분37초97의 기록으로 3위로 들어왔다.

티루네시는 "경기장 시설과 관중의 성원, 모두가 마음에 든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대구에서 열리면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록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선 "컨디션은 좋았지만 다른 선수들과 같이 달리려고 (일부러) 속도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구=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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