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국내전을 갖는 타피스트리스트 성옥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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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귀국전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용기가 안나 이제 겨우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타피스트리 (직조공예)를 국내에 정착시킨 선두주자중의 한사람인 성옥희씨(48)가 7년만에 국내전을 마련, 그간의 변모한 세계를 보여준다 (17∼26일·선화랑).
건국대 생활미술과부교수로 재직중인 77년 도미, 4년간 그곳에 머무르면서 시카고의 아트인스티튜트스쿨과 뉴욕의 뉴스클등에서 수학한 그는 이번에 80년말부티 82년까지 재작한 25점을 선보이는데 이가운데는 길이가 3m가 넘는대작도 5∼6점 들어있다.
도미전 고정적이고 기하학적이던 것에 비해 유동적이고 환상적인 분의기로 바뀐것이 가장 큰 변모.
또 재료에 있어서도 면사가 아닌 모사만을 사용해 색감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는것이 두드러진다.
그는『광활하고 웅장한 대자연을 좋은 화폭에 담으려다 보니 자연 「여음」을 생각케돼 그것이 결국 환상적인 것으로 표현된것같다』는 설명.
서울대 미대 응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그래픽으로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는 국전출품을 계기로 염색공예로 전공을 바꾸었으나 평면적인것에 싫증을 느껴 70년부터 질감의 효과가 우수한 타피스트리로 전환했다.
75년 국전에서 문공장관상을 수상하면서 국전에서 염직분야가 독립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고있는 그는 『실의 먼지로 인한 호흡기질환, 직조기사용으로 손가락근육이 늘어나는등 직업병도 지니게 됐지만 물감에서 맛볼수 없는 실과 실이 어우러져 형성해 내는 색의 텍스튜어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빠져나올 수 없다』며 살짝 웃는다.
성씨는 현재 작가생활에만 전념하기 위해 교직을 사양하고 주2회 시간강사로만 이대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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