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 아이파크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그러나 8경기 동안 30득점을 올리며 쌓아온 무실점 기록은 종료 직전에 아쉽게 깨지고 말았다.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22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알 사드 스포츠파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8강 2차전에서 홈팀 알 사드(카타르)를 2-1로 꺾었다. 14일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던 부산은 2연승을 거두며 가볍게 8강전을 통과했다. 부산은 산둥 루넝(중국)과 지난해 우승팀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포터필드 감독이 2002월드컵에서 중국을 본선에 올렸던 명장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과의 용병술 대결에서 압승한 경기였다. 1차전 낙승에 힘입어 여유있게 나선 부산은 전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좌우 미드필더 이성남과 뽀뽀가 활발한 측면 돌파와 수비 뒷공간으로 열어주는 적절한 패스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김재영과 임관식은 강력한 압박과 기동력으로 중원을 장악했다.

전반 21분 부산이 선취골을 얻었다. 상대 골키퍼가 손으로 던져준 볼을 가로챈 임관식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 한 명을 앞에 놓고 때린 대각선 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후반 부상 중인 스트라이커 에메르손을 투입해 배수진을 쳤다. 일본 J리그 득점왕 출신인 에메르손은 탁월한 개인기로 부산의 문전을 위협했다. 그러나 부산의 포백 수비진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포터필드 감독은 이성남과 뽀뽀를 빼고 이정효ㆍ한재웅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후반 34분 부산의 루시아노가 수비 두 명을 제치고 날린 슛이 골키퍼 발을 맞고 나오자 뛰어들던 한재웅이 가볍게 헤딩슛, 추가골을 얻었다.
챔피언스리그 8경기 무실점 승리가 굳어지던 후반 추가시간에 부산은 일격을 당했다. 테노리오에게 헤딩슛을 허용, 챔피언스리그 8경기 만에 처음으로 골문을 열어준 것이다.

부산은 28일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그 동안 홈구장으로 쓰던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이 아닌 구덕운동장에서 열기로 했다. 황량하고 어수선한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떠나 부산 대우 시절부터 ‘부산 축구의 성지’였던 구덕에서 축구팬을 맞기로 한 것이다. 14일 8강 1차전에서 1000여명만이 경기장을 찾았던 부산 축구팬들이 열렬한 응원으로 화답할 차례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