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상 박사가 말하는 현대인의 건강식|씨앗종류와 채소많이 먹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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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수 있을까. 이는 현대를 사는 모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은 음식물을 통해 뼈와 살을 만들고 에너지를 얻어 활동하며, 불필요한 것은 내보내면서 성장을 계속한다.
따라서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결국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의 문제로 귀착된다.
분석화학자이며 식생활연구가이기도 한 원로과학자 이길상박사(70·연세대명예교수)는 최근에 열린 한 강좌에서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려 대호평을 받은바 있는데 다음은 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당질=자동차가 움직이려면 휘발유가 있어야하듯 사람에게도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에너지가 되는 영양소가 당질이고 우리나라에서 그 대표적인 식품이 밥과 설탕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에너지를 취했다하더라도 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수록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비만증이다.
미국의 생명보험협회가 비만증(비만지수 l·l이상)으로 죽은 가입자를 조사했더니 대부분이 심장병·고혈압·뇌일혈·간경변증·당뇨병·신장염·혈전증등 소위 말하는 성인병을 갖고있었고 체중미달자의 경우는 호흡기질환이 그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지나친 당질위주의 식사가 비만을 부르기 때문에 우리식생활의 주류를 이루고있는 흰쌀밥과 점차 사용량이 증가해가고있는 설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단백질=인간의 몸은 무수한 세포로 되어있고 이것은 평균 6개월이면 수명을 다한 뒤 새로운 세포와 바뀌는데 이 세포의 원료가 되는 것이 단백질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세포와 죽어가는 세포가 균형을 이룬다면 늙지않겠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그 갭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노화현상」이다.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식욕이 없어지고 체중이 줄고, 병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지나 대신 너무 많이 먹으면 신장장애를 일으킨다.
단백질이 체내에 들어가면 효소라는 칼이 조각을 내는데 이조각이 아미노산. 20여가지의 아미노산이 유전자의 명령에 따라 일정한 순서대로 결합되어 조직과 호르몬의 재료로 쓰인다.
만약 무엇인가의 영향을 받으면 순서가 바뀐 이상한 세포가 생기고 이것이 점점 자라 혹이 되었다면 우리는 이것을 암이라 부른다. 이렇게 유전자의 명령계통에 영향을 주는 것이 공해로서 환경오염·가공식품·스트레스(정신적 공해)가 이에 속한다.
흔히 성인들 가운데는 스태미너를 위해 우유나 쇠고기를 먹는다는 사람이 있으나 잠자는 정력을 일깨우는 페닐알라닌이라는 필수아미노산은 콩이나 깨등 각종 씨앗에 더많이 들어있음에 주목해야한다. 여기서 우리는 식물성단백질에 관심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동물성 단백질의 결점과 대책=물론 동물성 단백질도 세포를 만드는데는 더없이 좋은 원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엔 두가지의 큰 결점이 있다.
콜레스테롤과 혈액의 산성화가 그것이다.
불고기나 로스구이에서 나오는 기름(포화지방산)기는 높은 온도에서 익혀지는 동안은 녹아서 액상이지만 체내에 들어가면 굳어진다.
추운날 설렁탕 그릇주위나 수저, 입술에 허옇게 달라붙는 소위 초가 낀다는 현상이다. 이것이 심장이나 간, 또는 혈관내벽에 붙어 오랜 기간이 지나는 사이 성인병을 일으키게된다. 혈관이 좁아졌으니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위해서는 혈압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고혈압·동맥경화·뇌졸중등이 모두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것을 씻어주는 방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그하나는 콩기름등의 식물성기름(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하는 일이다. 고기를 굽거나 먹을 때 참기름을 사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하나는 운동. 숨이찰 정도로 해야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두번째 결점인 체질의 산성화는 동물성 단백질과 밥·설탕등 당질의 찌꺼기 때문이다.
산성으로 되면 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소아에게까지 당뇨·비만등 성인병이 찾아오며 대뇌를 자극해 쉽게 화를 내고 성격이 포악해지며, 임산부에게는 난산의 고통과 함께 젖의 분비를 방해한다.
산성화를 막는데는 두가지 요령이 있다. 칼슘섭취와 웃는 일이 그것이다. 칼슘이 많은 음식은 무청·고추잎·두부·미역·김·상치등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식품 1에 알칼리성식품 2정도의 비율로 균형을 유지해야한다.
자주 얻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스트레스에 이기는 부신호르몬을 많이 분비시켜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당질찌꺼기의 주성분은 젖산. 이것이 많을 때도 혈액, 즉 체질은 산성이 되며 쉬 피로해진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젖산이 뇌신경세포를 고사시켜 지능이 떨어지고 건망증도 심해진다는 점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더많은 산소와 비타민B를 충분히 섭취해야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이상적인 식품은 현미·콩·조등 씨눈째로 먹는 잡곡과 푸른 채소와 해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식품위주의 식생활개선이 중년이후 건강관리의 기본요령임을 명심하고 실천해 나가야한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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