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담후 단임정신 언급|당간부 잦은 밀담속 「설」과 「감」만 무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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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당직개편을 앞두고 민정당은 연일 술렁이고 있다.
개편방향에 관해서는 누구도 입을 열려고 하지않는 여당특유의 자폐적 분위기속에 심상찮은 간부들의 동정과 잦아진 밀담등이 개편임박을 말해주고 있다.
당초 개편시기는 전당대회에 임박한 3월20일 이후로 예정되었으나 이같은 분위기의 고조와 「설」의 난무로 인해 예상외로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신임 시도지부위원장들이 청와대에서 당중앙집행위원 임명장을 받고 이어 중앙집행위가 열린 11일 민정당사에는 한때 짙은 긴강감이 돌았다.
이날상오 권익현사무총장이 비서도 대동하지 않은채 「모처」에 다녀오고 이어 이재천대표위원과 권총장이 신임 시도지부위원장들을 청와대로 인솔, 오찬을 함께 한데다 이대표가 전두환총재와 약30분간 「독대」를 한것으로 알려져 『뭔가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던것.
특히 최근 이대표는 개편대회석상에서나 측근에게 자기의 진퇴를 암시하는듯한 밭언을 자주해 총재와의 독대가 있었다는 말이 전해지자 일부에서는『사의를 표했을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추측을 하기도했다.
중앙집행위 예정시간을 30분지난 2시30분 이대표가 회의장에 들어서자 회의장 분위기는 아연 긴장, 이대표의 발언을 주목했으나 이대표는 개편이나 자기거취에 관해서는 언급없이 인사발언을 끝냈다.
회의가 끝난후 이대표는 일부의원들과 자기방에서 환담하면서 비로소 총재와의 독대사실을 밝히고 개편에 관해서는 얘기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한다.
개편내용은 전당대회에 임박해서야 결정되지 않겠느냐, 단임정신을 생각하면 당간부들이 그대로 다 남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떻게되든 우리 모두 열심히 일하자…이런말이 있었다는것.
이대표는 환담후 곧 권총장을 자기방에 불러 30분정도 환담했고 권총장은 그후 이종찬총무와 따로 만나 밀담을 나누었다.
당내 일부인사들은 이대표가 전총재를 따로 만난 것은 동경에서 열릴 한일친선대회 참석을 위해 15일 출국한다는 보고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개편을 앞두고 대표위원이 5일간이나 국내를 비우게 되는데도 거취문제에 관해 언질이 없었다는 것은 「유의할 만한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
○…개편내용에 관해 소속의원들은 대체로 「감」 은 있어도「확인」은 못하겠다는 태도.
어느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이라는 직설적인 화법은 피하면서도△명망있는 당내 노장층이 국회의장·대표위원·중앙위의장· 국희부의장등들 맡을 것이란 점△사무총장·원내총무는 유임될 것이며 이들이 당운영의 주축이 되리라는 점△??를 위한 배려가 개편에 반영되리라는 점등이 일치되고있는 「감」이다.
이에 따르면 국회·당의 상층부에 대변동이 있을것으로 예상되고 국희상임위원장은 거의전윈이 교체될 것이 확실시되고있다.
또 개편분위기가 무르익어감에 따라 인선기준도△철저한 지역구중심△겸직의원의 가급적 배제△인화· 중망의 중친등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공통분모릍 종합하면 Y· C· W· J의원등 당내 노장층의 발탁·중용과 K의원등의 재등장이 예상되며 지금껏 나돈 여러 「설」 과는 달리「의외성」이 큰 개편이 될 공산.
야당과는 달리 주요 당직자에 대해서까지 사전힌트가 없는게 민정당의 특징인데 한당직자는 『임명된후 명함을 4백장박아그동안 2백장을 썼는데 나머지를 다쓰게될지…』라면서 『정당에서는 물러가도 퇴직금도 없다』고 농담.
또 11일의 중앙집행위에서 무임소위원인 봉두완의원같은 이는 맞은편에 열석한 신임 시도지부위원장들에게『새로 임명된 분들은 든든하겠다』고 농담을 던졌고 이에 권총장이 『반면에 이쪽 (당직자들이 앉은열)은 불안·초조·희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받아 긴장된 분위기속에 한때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는것.
○…민정당은 현재로서는 당직·국회직개편 단행시기를 공식적으로는 전당대회이후로 잡고 있다.
권총장은 중집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걸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고있으며 그때까지는 모든 당력을 전당대회 준비에 쏟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일각에서는 권총장의 이같은 발언이 인사를 둘러싼 잡음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으로 보고있으며 그 이전이라도 개편내용이 마무리되면 발표하지 않겠느냐고 추측.
또 일부에서는 『원천과 진원이 없는데 어떻게 인사내용이 나오느냐』는 권총장의 언명에도 불구하고 이미 개편구상은 완료되었으며 뚜껑을 여는 절차만 남아있는 상태가 아니겠느냐고 추측.
그 이유로 지난번 시도지부의윈장 경질도 발표가 있기상당히 오래전에 라인업을 마쳤던 사실을 지적.
또 자리가 바뀔 당직자들을 단상에 앉혀놓고 전당대회를 치르느니 보다는 새당직자 중심으로 대회를 치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분석도 있다.
한 소식통은 발표날짜를 뒤로 미루는 것은 당장 발표하기에는 뭔가 장애요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는데 그 장애요인이 구체적으로 뭔지에 대해서는 함구.
그러면서도 『잘 생각해보면 상상이 가능할것』 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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