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부대 침투기도 일본 우회간첩 2명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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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가안전기획부는 11일 일본에 밀항한 뒤 북괴공작원에게 포섭돼 입북, 2년간 밀봉교육을 받고 국내에 들어와 간첩활동을 해온 미군부대침투기도간첩 김장호(42·실내장식업)등 일당 3명과 6년간 일본을 왕래하며 활약해온 고정간첩 신풍길(39·전양복점경영)등 2개 간첩망 4명을 검거, 김·차등 2명을 국가보안법위반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송치하고 2명은 훈계 방면했다고 발표했다.
안기부는 이들을 검거함으로써 북괴가 ▲밀항·취업목적으로 도일했다가 합법적 신분을 얻지못해 생활이 불안한자의 약점을 이용, 간첩으로 포섭하고 ▲미군부대주변에서 정보수집을 위해 주점·양복점등 위장업체를 개설하고 있으며 ▲종래 1∼2개월의 간첩교육을 김에게는 2년으로 늘려 유사시 무장게릴라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각종 훈련을 시켰다고 밝혔다.
또 이들에게는 ▲축소사진제작기술을 가르치고 ▲북괴지원없이 장기간 잠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등 새로운 간첩교육수법을 사용하고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간첩 김장호>
58년10월 경남 거제에서 일본으로 밀항, 67년6월 북괴공작원 김일식(47·조총련유학생동맹 중앙위원장)에게 포섭되어 75년4월 김의 안내로 입북, 간첩전문양성소인 김일성정치대학과 비밀아지트에서 2년간 밀봉교육을 받았다는 것.
김은 북괴 노동당으로부터 ▲민단에 위장가입하고 남한여자와 결혼해 합법적인 신분을 쟁취하고 ▲○○미군부대주변에 위장유흥업소를 차려 정보를 수집하며 ▲하급장교를 포섭, 유사시 병력동원 역량을 기르라는등 지령을 받고 77년4월 일본에 복귀했다.
김은 일본에서 북괴지도원「시모무라」(하촌)(52)와 접촉, 공작금 2백80만엔(한화7백80만원)을 받고 난수표조립등 교육을 받은 뒤 각종 정보를 수집해 마이크로타트(극세미사진)에 담아 북괴에 보고했다는 것.
김은 또 77년 일본경찰에 19년전의 밀입국사실을 자수하고 외국인등록증을 얻어 민단에 위장 가입했다.
그후 김은 지난해 2월 서울거주 윤애심씨(40·가명)와 위장결혼해 일본에「다께다 인테리어」란 실내장식업체를 차리고 처남 윤종우(35·가명)를 취업시킨 다음 지난해 말까지 3차례 입국해 오산에 공작거점으로 미군부대 나이트클럽을 개설키로 하고 1천만원의 사업자금을 미끼로 친형 김윤달(54·가명)을 포섭, 지배인으로 채용하려했다.
형은 또 관광을 빙자해 서울·대구·부산을 돌며 미군부대 위치및 시설 경비상황, 통일로주변의 군부대와 주요시설등 기밀을 탐지해 북괴에 보고해왔다.
안기부는 윤종우·김윤달이 간첩 김에게 편의를 제공했으나 간첩활동에 적극가담하지 않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어 훈계방면했다고 밝혔다.

<간첩 차풍길>
75년 5월 아버지의 초청으로 도일, 숙모 최복례씨(58·사망)를 통해 북괴공작원에게 포섭돼 동경근교 비밀아지트에서 간첩교육을 받았다.
차는 76년12월 입국해 ▲수출입실적과 5개년계획수립현황 ▲한미연합작전규모와 훈련상황 ▲근로자의 저임금 및 노사분규실태등 기밀을 수집해 일본으로 돌아가 북괴지도원에게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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