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북한 '先 경수로 後 NPT복귀' 주장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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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지난 2002년 8월7일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에서 열린 북한 경수로 원자력 발전소의 "최초 콘크리트 타설식".(서울=연합뉴스)

북핵 6자회담 타결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경수로를 받기 전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미국 등 관련국이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은 20일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6자회담의 합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것(그런 입장)은 그들이 서명한 합의가 아닌 것이 명백하며 우리는 앞으로 몇주동안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마치무라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국은 6자회담 마지막에 '경수로(제공)문제는 북한의 핵계획 포기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 등이 이뤄진 후 적당한 시기'에 논의한다고 발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진짜 어려운 건 다음번 6자회담"이라고 지적하고 "더 구체적인 작업순서와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이미 2단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도 "북한이 모든 핵계획을 포기하고 NPT에 복귀한다는 약속이 먼저 필요한 순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외무성을 통해 '선 경수로 제공, 후 핵무기 포기' 입장을 밝힌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도 2단계 6자회담을 마치고 베이징공항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그들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먼저 포기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 미국이 경수로를 건설해 믿음을 보여줘야 하며 그전에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은 이날 20일 2단계 제4차 6자회담의 최대 쟁점이 됐던 경수로 문제와 관련,"이제 앞으로 '적당한 시점'과 관련해서 각측은 자기의 최대치를 얘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6자회담 공동성명에 경수로 제공문제를 '적절한 시점'에 논의키로 한 것과 관련, "워낙 첨예하게 각측의 입장이 맞섰기 때문에 이 것을 한 그릇에 담기 위한 표현으로 이해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예상되는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이 것은 조정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역시 한국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를 언급하면서 "(북이)선핵포기는 절대 안된다, 경수로가 제공될 때 핵을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토를 달았다"면서 "각 측의 입장은 이 것을 놓고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5차 회담에서 이 문제로 인해 말 대 말로 했던 것이 다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지 않겠나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으리라고 본다"며 "북핵 문제의 긴 터널에서 이제 막 벗어났기 때문에 이런 저런 언덕과 산이 나올 수는 있지만 터널에서 빠져 나온 것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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