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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녹내장| 조기발견이 실명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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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눈은 인체의 여러 감각기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래서 흔히 눈을 마음의 창, 또는 몸이 1천냥이면 눈이 9백냥이라고 비유한다 또한 눈은 가장 섬세하고도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눈에는 변도 많고, 특히 시력을 잃게 하는 무서운 병이 많은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녹내장과 백내장.
특히 당뇨병 인구의 증가와 함께 이 질환도 성인병의 관절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두 눈병에 대해 윤동호박사(서울대병원 안과과장)와 이상욱박사(명동 성모병원안과과장)로부터 알아본다.

<80% 이상이 노인성| 백내장>
한국인의 실명원인 중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백내장은 투명한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 되는 병으로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부쩍 늘고 있는 추세.
증상은 통증이 없고 눈에 충혈도 없이 다만 안개가 낀 것처럼 사물이 흐려 보인다. 마치 김서린 유리창처럼 수정체가 빛을 제대로 투과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망막에 상을 맺어주지 못 하는 것이다. 점차 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초기에는 환한 곳에서는 잘 안보이고 오히려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이는 주맹현상이 나타나며, 물체가 2∼3겹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때 검은 눈동자는 우유빛으로 보이게 된다.
백내장은 선천성인 것과 후천성으로 오는 것이 있으며, 후천성 백내장에는 노인성, 각종 사고로 인한 외상성, 당뇨병 등의 질환에 동반하는 전신성, 그리고 포도막염 등의 안질환으로 인한 속발성 등으로 구분되나 이중 8할 이상은 노인성백내장이다.
40대이후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시력이 나빠지면 나이가 든 탓으로 돌려버리는 수가 많으나 이 사이 시력은 점점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백내장이라고 해서 모두가 금방 실명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대개 초기에는 그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로써 견뎌보다 시력이 0.3이하로 떨어졌을 때 수술, 즉 혼탁된 수정체를 떼어내게 된다. 따라서 백내장은 조기발견, 적기수술이 치료의 원칙이다.
수술 후 시력교정은 안경·콘택트렌즈, 또는 플라스틱으로 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세가지방법이 있으며, 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의사와 의논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백내장은 피로나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그 진행도 빠르기 때문에 수술전후 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이박사는 강조한다.

<40대 발병률 2%나| 녹내장>
수적으로는 백내장보다 8대2 정도로 적지만 자기도 모르는 새에 장님이 돼버리는 무서운 눈병이다. 대개 40대 이후 성인의 1.5∼2%나 되며, 여자에게 약간 많고, 특히 화를 잘 내고 신경질적인 중년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우리 눈에는 수정체와 각막에 영양을 보급하는 방수라는 물이 분비되는데 이의 분비·배출이 균형을 이룸으로써 일정한 안압(10∼21mmHg)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방수유출로에 이상이 생겨 방수분비가 너무 많거나 배출이 제대로 안되면 안압이 높아지고 이 때문에 시신경이 짓눌려 시야가 좁아지면서 결국은 실명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마치 하수도가 막히거나 수돗물을 너무 세게 틀어놓으면 물이 넘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단 시신경이 위축되면 다시는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녹내장도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어느 병 못지 않게 중요하다.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더욱 어렵다.
협우각 녹내장인 경우 갑자기 눈이 아프고 편두통·구토·충혈을 일으키는데 이 때문에 다른 병으로 오인하거나 하루 이틀 기다려보는 사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치료는 원칙적으로는 수술요법을 하며 안 보이는 부분이 넓은가 좁은가에 따라 안압을 낮추는 약물요법과 병용하기도 한다. 수술은 막힌 통로를 뚫어주거나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윤박사는 수술후의 안압 관리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흔히 수술을 했다고 방심하는 수가 있으나 최소한 3∼4개월마다 안압체크·시야검사 등 사후관리를 잘하면 시력저하없이 지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커피 등 자극적 음식이나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영화나 TV시청을 피하고, 정신적 흥분이나 심한 감정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40대가되면 최소한 연1회 안압측정을 하고, 특히 가까운 친척가운데 녹내장에 걸린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더욱 관심을 가져야한다.
또 전등불 주위에 둥근 무지개가 보이거나, 책을 읽다가 갑자기 글자가 흐려지는 경우는 녹내장의 신호일 수가 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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